[이미지: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6월 29일) '마이데이터 산업과 금융의 미래' 발표자료]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데이터3법 개정안 발효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금융권 행보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부문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덕에 마이데이터 제도에 따른 최대 수혜 업종으로 언급돼 왔다. 그런 만큼 마이데이터 적용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내놓거나 담당 조직을 새로 꾸리는 등 초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관련 업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주체인 개인이 자신의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이를 신용·자산관리 등 부문에 내주는 것을 뜻한다. 제3자 기업은 은행·보험·카드회사 등 금융회사에 저장돼 있던 고객 신용정보를 한 데 끌어모아 관리하면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핵심은 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개인 정보 범위가 확대됐단 점이다. 기업들이 금융과 정보통신 등의 산업군에 걸쳐 익명정보뿐만 아니라 가명정보까지 상업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 시장 역학 관계도 바뀌고 있다. 라이선스가 있고 없고가 아니라 데이터를 어느 정도 수집할 수 있는지가 금융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량급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업종별로 보수적인 인허가 제도 아래 사업을 펼쳐온 기존 은행과 카드회사들은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역량을 서비스에 반영하는 경험과 노하우를 상대적으로 많이 갖춘 빅테크·핀테크 업체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금융권 내부 경쟁도 가열... 은행권 '마이데이터 조직' 구성 속도 

은행들은 이미 마이데이터 개방과 활용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6월부터 금융 데이터 거래소에서 데이터 판매를 시작한 KB국민은행은 연립·단독주택과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전세거래지수, 매수우위지수 등 22개 상품을 올려놨다.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장을 비롯한 임원 6명과 부서 20개 소속 인원 33명으로 구성된 이번 TF는 초개인화 서비스 출시을 위한 핵심축으로 기능하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주주사인 KT와 BC카드 등과 협력해 통신·금융 융합 서비스를 내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세부적인 마이데이터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외부 자문 업체를 통해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금융부문 업권별 주요 마이데이터 서비스 예시. [자료: 금융위원회]

카드회사들도 마이데이터 시장을 새 먹거리로 보고 적극 뛰어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 소비 기반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인 '신한 마이리포트'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최근 이용자 100만명을 넘겼다. 신한카드는 최근 사내 '마이데이터 사업추진단'도 꾸렸다. 삼성카드도 올해 초 비즈 데이터 어낼리틱스(BDA) 센터 산하에 '비즈 인사이트팀'을 신설하는 등 빅데이터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비대면 특화' 핀테크 업계, 실증 사업에 주력 

핀테크 업계도 데이터3법 발효 전부터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내놓으며 모객에 공을 들이고 있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는 올 4월 '금융주치의 서비스'로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 받았다. 고객 실시간 소비와 자산 데이터를 분석해 한도 초과 가능성을 미리 경고하고 유휴자금에 대해선 예·적금 가입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골자다.

지난달 핀크도 마이데이터를 고려해 기존 금융서비스를 대폭 개편했다. 은행과 카드, 현금영수증에 그쳤던 고객 금융조회 서비스 범위를 대출, 증권, 신용 부문까지 확대했다. 고객은 핀크 앱에서 자신의 대출 이력과 증권 상품 가입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데이터 활용 플랫폼인 '데이터 샌드박스'를 연내 가동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 플랫폼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을 포함한 자사 데이터를 비식별처리한 뒤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가공해 클라우드로 제공할 계획이다. 스타트업과 AI 관련 학계와 연구계가 제공 대상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시장 선점 여부는 빗장 풀린 비금융·금융 데이터를 활용해서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라며 "편리함을 앞세운 핀테크 업계와 신뢰가 강점인 전통 금융권이 선의의 경쟁을 벌여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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