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순영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

 

2007년 10월에 열린 가트너 그룹 심포지엄에서, 2010년까지 대부분의 기업은 조직, 프로세스, 경영관리의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간과 기업 자원의 70%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이하 BI)에 투자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도 2015년까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80%에서 BI가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BI는 기업의 내/외부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데이터웨어하우스를 통해 수집하고 분석하여 경영환경의 변화와 추세를 파악하고, 보고서 작성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오는 데 주안점을 두고 BI를 추진해왔다.

이러한 전통적 BI는 측정과 보고에 주안점을 두는 점에서 보고서 기반 (report-driven) BI라고 칭할 수 있다.

러나  2004년을 전후하여, DW기법과 데이터마이닝, OLAP 등의 기법들이 성숙되고, 고객관계관리 (CRM), 생산체계관리 (SCM) 등의 다양한 기업 내부 시스템들이 자리를 잡으며, 가치기반 경영(Value-based Management), 업무활동모니터링 (Business Activity Monitoring), 균형성과표 (Balanced Score Card) 등의 기업성과 평가가 실효화되면서, BI의 범위도 진화해왔다.

즉, 프로세스 기반 (process-driven) BI 또는 전략 기반 (strategy-driven) BI는 데이터 측정을 통한 경영환경의 추세 파악을 넘어서, 기업 내부 프로세스의 주요 지표를 측정하고 최적화하여, 기업의 전략과 목표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 역량을 높이는 방안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림 1에서, 프로세스 기반 BI는 종래의 보고서 기반 BI에서 강조하던 데이터, 정보, IT 기술 위주의 측정에서 더 확대되어, 사업 전략을 실현하는 프로세스와 성과관리를 최적화하고 이를 조직 내에서 활성화하기 위한 사용자 참여까지 포괄함을 보여준다.

                                                    <그림1> BI의 진화

프로세스기반 BI의 6가지 발전단계

프로세스 기반 BI가 조직의 프로세스 상에서도 깊은 수준에 연계되고 사업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거쳐가는 6가지의 발전 단계, 즉 측정 (Measure) → 결정 (Decide) → 정렬과 관리 (Align과 Manage) → 최적화 (Optimize) → 발견 (Discover) → 혁신 (Innovate)의 단계를 설명한다.

                                   <그림2> BI의 6단계 키워드

정보 수집 측면을 강조하는 BI는 6단계 중 첫번째에 해당하며, 경영 현장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현상을 측정하고 데이터로 기록하는 일에 해당한다.

사실 수 많은 기업들은 B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 단어 조차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직 내 DW 가 잘 구축되어 있는가? 현재 DW내에서 관리되는 데이터들로 충분한가?”, “BI 플랫폼을 마련하였는가?”와 같은 간단한 질문에도 어려워하는 기업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BSC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한 기업이라면 효과적인 경영 지표를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경험하였을 것이며, 일반 기업의 경우도 내가 원하는 기본 정보가 조직 내에 존재하지 않아서 곤란해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 수집 측면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경쟁사와 차별적인 데이터 수집을 통하여 정보 우위에 서게 되면 의사 결정과정에서 가능한 실행의 양적/질적 수준 또한 높아져서, IT가 일상재로 취급 받아 비용 절감의 대상이 되는 것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시발점으로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결정 단계에서는, 데이터 수집 후 분석가에 의해 가공된 지식(Knowledge)은 의사 결정자(Decision Maker)에게 전달되어 비즈니스 관련 의사 결정에 활용된다.

또 결정단계에선 기업의 구체적인 활동(Action) 내용이 수립되며, 의사 결정 분석 결과를 통해 또 다시 개선에 필요한 측정 지표를 선정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지식을 생성하며 빠른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

그림 3은 결정단계에서 이탈 관리 활동과 연계된 BI의 사례를 보여준다.

                                              <그림3> 이탈관리 활동에서 BI의 예

 측정단계에서 결정단계까지가 현재 많은 기업들이 BI를 수행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파악한다. 몇몇 선도적인 기업들의 경우 정렬 및 관리단계까지 시도하여, 궁극적으로 혁신단계에 도달한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제 BI를 체계화하기 위한 인프라로서 IT 시스템을 방금 도입하였거나 도입하는 중에 있을 뿐이다.

회사 자체의 체질을 정보시스템 중심으로 개선시키는 작업이 전사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더 후한 점수를 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키워드가 오른쪽으로 넘어갈수록 기업이 BI를 진화시켜 나가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그 후면에 있는 사람, 조직문화, 프로세스, 경영 전략과 같은 복합적인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엮어내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BI 진화 장애요소를 정복하여야 조직 내 자원 간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해지고, 국지적 해결책이 아니라 전사적 해결책을 얻게 될 것이며, 현재 발견되지 않았던 문제점도 파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경쟁사를 완전히 뛰어넘는 혁신적인 경영 프로세스를 갖춘 조직으로 탈바꿈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BI의 진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속성을 파악해야 하고 조직적으로 관리하도록 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결책은 조직에서 BI 수행의 중심체가 되는 센터를 설립하고 다음의 세 가지 종류의 스킬을 보유하도록 하여 앞에서 설명한 복합적인 요소들을 다루게끔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첫째와 두째는 IT 스킬과 분석 스킬에 관한 것인데 IT 스킬에서는 데이터 모델링, 데이터 통합, DW/DB 관리, 솔루션 아키텍춰 등에 관한 역량을 보유하는 것이고, 분석 스킬에서는 데이터 분석, 데이터 마이닝, 검증등에 대한 역량이 된다.

이러한 두 개의 스킬은 BI의 요소 기술로써 실제로 BI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적 요소는 DW (Data Warehousing), OLAP (Online Analytical Processing), DM (Data Mining), TM (Text Mining).  대화형 시각화 기술 (Interactive Visualization-예, GIS) 등으로 구성된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스킬은 비즈니스 스킬인데, 이는 최소한의 요건으로 전사적인 관점에서 현업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이해하며, 고위 경영자 층과도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어서 실제로 문제 상황 발생시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비즈니스 목적에 맞도록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며, 수행 프로젝트들 중에서 우선순위를 잘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

추가적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조직에서 어떠한 부분이 현재 개선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러한 개선을 수행하였을 경우 회사에 얼마만큼 이익이 될 수 있을지 분석 가능하여야 한다.

재무적 관점에서 ROI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는 것도 지향해야 할 바이다.

이러한 기반 기술이 비즈니스 스킬에서 요구하였던 역량과 연계되면 응용 기술로써 발전할 수 있는데 그림 4와 같이 구성된다.

                                <그림4> BI의 기반기술과 응용기술

 

BI의 IT 스킬 및 분석 스킬과 비즈니스 스킬을 바탕으로 조직의 BI 활용능력이 발전하게 될수록 6단계 BI 후반부로 진화해갈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고객 이탈분석 사례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3에서 보듯이, 기초적인 BI를 수행하는 조직의 경우 고객의 이탈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할 수 있고, BI의 기반기술인 DW, DM, OLAP를 활용하여 이탈 또는 비 이탈 고객의 동향을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반적인 솔루션을 만들고 적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기업의 경영 전략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 차원에서 고객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프로세스 기반 BI가 아니라 보고서 기반 BI를 수행하고 있는 수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현실에 처해 있다고 본다.

다음 단계의 BI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비전, 또는 경영 목표와 일치된 전략적 BI가 수행되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 목표인 시장 점유율 20% 증가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고객 이탈률 30% 감소를 계획한 경우 보유한 고객 중 어떤 고객이 이탈 성향이 있는지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고객 평생가치나 현재 수익 기여도를 바탕으로 고객군을 세분화 하고, 각 그룹 별 이탈 위험도를 정리한 다음, 위험 수준을 설명하기 위한 독립 변수를 정의하고 분석에 사용한다.

각 그룹 별 특징과 이탈 원인을 파악한 뒤, 어떠한 해결책을 제공해줄 것인지 조직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상황 별 솔루션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그룹의 경우 단순히 금액을 낮추어 주거나, 상품을 업그레이드 해주는 식으로 해결할 수도 있고, 조직의 물류 배송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상담 프로세스를 전면 교체하는 식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렇게 마련한 솔루션을 이탈 위험도 높은 타깃 고객에게 제공한 다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긍정적/부정적 피드백을 반영한 시스템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물론 경영 요소들 간에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가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직은 자연스럽게 내부의 불합리적인 부분을 수정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 제공 프로세스를 갖추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이 BI를 바탕으로 혁신단계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설명한 최적화 → 발견 단계 경로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정렬과 경영 단계에서 최적화 단계로 변천해가는 상황을 고려해보자.

기업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서 실행계획을 설립하고 의사 결정을 수행하는데, 이것은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자원 배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자원 관리 측면에서 경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하고 있는 상태가 정렬과 경영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특정 조직 또는 전사적 측면에서 자원 배분 문제의 제약 조건들을 넘지 않는 선에서 경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답안을 도출하여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최적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적화단계에는 경영자가 방심하기 쉬운 함정이 있는데, 자원 관리의 제약조건들을 변화시키는데 몰입되어 있으면, 현재의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조건의 변화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재설계의 결과로 얻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혁신은 피터 드러커가 설명한 것처럼 기업가 정신 방식에 의거하여, 자원의 생산성에 변화를 가져오는 활동 또는 소비자가 자원으로부터 획득하는 가치와 만족을 바꾸는 활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어,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바꾸는 단계를 의미한다.

여러 가지 정보 기술을 조합하여 이루어지는 BI가 효과적으로 구축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조직, 경영 전략, 정보 시스템과 함께 움직여야 하고, 이런 점에서 회사의 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설정되었느냐에 따라 유사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라도 BI의 분석 대상이 크게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 친밀성, 운영 탁월성, 제품 리더십은 각각 다른 원리를 기반으로 한 전략들이므로, BI는 어떤 전략이 추구되느냐에 따라서 이에 대한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 전략과 방향이 수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BI를 어떻게 설계하고 구현하여 이를 분석에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앞에서 설명한 3가지 유형의 BI 성공 요소인 비즈니스, IT, 분석 스킬을 바탕으로 전사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단순 측정이나 결정 단계에서 발전하여 정렬 및 관리 단계로 거듭날 수 있으며 최적화, 발견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혁신 단계에 도달하여 완전히 새롭고 효과적인 조직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의 수집과 분석에 더 무게를 둔 보고서 기반 BI로는 조직 문화를 혁신시킬 수 없으며,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도 없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변화를 주어 기업의 성과를 최적화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경영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프로세스 기반 BI로 진화시켜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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