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구글이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한 NEXT2020 클라우드 컨퍼런스에서 '빅쿼리 옴니'를 선보이며 자사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쿼리를 구글 클라우드 밖에서도 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빅쿼리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에서만 쓸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물론, 기업들이 자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서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관련기사]"보안-멀티 클라우드로 승부"...구글 차세대 클라우드 전략 공개

데이터 분석쪽에서 활동하는 이들 사이에선 구글의 이번 발표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들이 많다. 쉽게 상상하기 힘들었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서 클라우드는 물론 데이터 분석 플랫폼 시장 판세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데이터 분석업체 대표는 "빅쿼리가 구글 클라우드 밖으로 나왔다는 것은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빅쿼리의 기반이 크게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 점유율을 늘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 쪽 종사자들에 따르면 빅쿼리는 구글 어낼리틱스, 구글 비전 API, 텐서플로 등과 함께 구글 클라우드에 올라와 서비스들 중 가장 잘나가는 아이템 중 하나로 통한다. 빅쿼리 때문에 구글 클라우드를 쓴다고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정도. 데이터 분석 분야에선 확실하게 앞서 있다는 평가들도 많다.

이런 빅쿼리가 구글 클라우드 밖을 나와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구글 클라우드 경쟁 플랫폼에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AWS부터 쓸 수 있고 향후 애저에 대한 지원이 추가될 예정이다.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서 빅쿼리를 설치해 쓰는 것도 가능해진다.

빅쿼리 옴니 개요

빅쿼리 옴니는 구글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멀티 클라우드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시장 조사업체 커낼리스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서비스형 인프라(IaaS) 클라우드 지출에서 구글 점유율은 6% 수준이다. AWS(32%), 마이크로소프트 애저(17%)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버무려 쓰는, 이른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취하는 상황은 구글에겐 잃을 것 보다는 얻을게 훨씬 많은 트렌드다. 콜트가 IT 의사 결정자 255명을 상대로 조사한 2020년 클라우드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엔터프라이즈 기업 86%가 이런저런 이유들로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구글은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상대로한 추격전에 속도를 내기 위해 몇년 전부터 멀티 클라우드를 승부수로 던졌다. 구글 외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물론 기업내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 걸쳐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안토스 플랫폼도 공개했다. 빅쿼리 옴니 역시 안토스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기업들이 멀티 클라우드를 잘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솔루션을 통해 멀티 클라우드를 확산시킨 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진 점유율을 가져오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빅쿼리 옴니에 대해 구글이 멀티 클라우드 운영의 브레인으로 포지셔닝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은 클라우드 대권 레이스에서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빅쿼리를 구글 클라우드 밖으로 던졌다는 시각이 많다. 그런 만큼, 빅쿼리의 외출이 단기간에 구글 클라우드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빅쿼리가 자사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것은 인프라 서비스 매출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빅쿼리 옴니는 구글 클라우드 성장에 플러스 알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여러 클라우드 환경에서 빅쿼리를 쓰게 하더라도 통합 대시보드 등은 구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카드를 뽑아들 수도 있다.

빅쿼리 옴니의 등장으로 데이터 분석에 쓰이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장 판세 변화도 관전포인트가 됐다.

빅쿼리는 큰틀에서 보면 데이터웨어하우스(DW)로 분류된다. DW 시장은 현재 테라데이타나 오라클 같은 전통적인 DW 회사들 외에 최근에는 스노우플레이크 같은 클라우드 기반 DW 회사들이 기반을 확대해 나가는 구도로 짜여 있다. 이런 판에 나름 팬심을 가진 빅쿼리가 가세함에 따라 일정 부분 판세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클라우드 DW 시장에 빅쿼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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