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승 리버스랩 대표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차량을 활용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5년차 스타트업 리버스랩은 학원 셔틀 공유 플랫폼 옐로우버스를 앞세워 거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옐로우버스는 리버스랩 한효승 대표의 필요에 의해 탄생한 케이스다. 초등학생 딸이 학원 셔틀을 타고 가다 기사가 스마트폰을 들고 전화하면서 무릎으로 운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자 직접 창업 전선에 뛰어들게 됐다. 기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보니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학원 셔틀 시장에서는 풀어야할 문제들이 쌓여 있었다. 문제 해결 측면에서 보니 사업모델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학원 등 대형 학원은 셔틀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학생이 많기 때문에 대형 차량을 보유한 기사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학원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옐로우버스는 이 둘 사이를 중개하는 모델이다. 기사(차량)와 학원 간 계약 체결을 중개해주고 학생들을 관리할 동승자를 채용해 셔틀에 투입한다. 2017년 13세 미만 어린이 통학차량에는 성인이 탑승해 안전을 강화하도록 하는 일명 ‘세림이법’이 시행되면서 학원 차량에도 동승자가 타야 한다.

옐로우버스는 규모가 작은, 근교 중소형 학원도 셔틀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중개한다. 한 대표에 따르면 학원 셔틀 평균 좌석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나머지 약 70%는 빈자리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학원 입장에선 수업 외 부분을 세세하게 신경쓰기 어렵다보니 비효율적인 운영이 계속돼 왔는데 옐로우버스는 이 빈 좌석을 다른 학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대형 학원 입장에서도 중소형 학원들이 비용을 일부 지불해주기 때문에 부담을 덜 수 있고 학생 수가 적은 중소형 학원은 자체 셔틀을 운영하지 않고도 원생들에게 셔틀을 제공할 수 있다.

셔틀 버스 기사 입장에서도 빈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학원 피크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12시까지 셔틀을 운행한다고 해도 쉬는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옐로우버스는 다른 학원 스케줄을 매칭해 기사가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셔틀 기사에겐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차량 노선을 설계해주고 컨설팅을 해줄 때도 있다.

옐로우버스 수익모델은 수수료다. 수수료는 학원을 대신해 셔틀을 위탁 운영함으로써 발생하는 것과 다른 학원이 셔틀 좌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중개하면서 받는 것 2가지다. 

옐로우버스는 현재 분당을 중심으로 수지, 광교, 죽전, 위례 등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연결된 셔틀은 약 35대 수준이다. 오는 9월에는 세종, 목포 등지에서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셔틀 규모도 100대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학원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 옐로우버스만 있는 건 아니다. 한때 5개 가량 서비스가 있었는데 지금은 여러 곳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일부 서비스들은 셔틀을 빌리거나 구매한 뒤 좌석당 비용을 받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좌석 점유율이 높아야만 적자를 면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이게 여의치 않아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한 대표의 분석이다.

옐로우버스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성장하는 것과 관련해 정교한 관제 시스템을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학원 차량 공유 시장은 학원과 기사(차량)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얽혀 있다. 이를 감안해 옐로우버스는 학생이 어디서, 언제 탑승을 했는지 세세하게 볼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해 관계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또 옐로우버스는 표면적으론 학원과 기사, 학생을 연계해주는 중개 역할 외에 계약 작성 등 컨시어지(이용자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 서비스가 결합된 종합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들었다.

리버스랩은 현재까지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매출은 3억5000만원,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보다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2월 말에서 4월 초까지는 매출이 전무한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학부모 입장에선 자녀가 안전하게 학원 셔틀을 타고 오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는데 학생 관리뿐만 아니라 차량 방역을 하는 동승자가 있다는 점이 신뢰를 준 것 같다"면서 "하루 평균 20건씩, 전국 각지에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리버스랩은 올해 인프라를 강화하고 국내에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교육열이 높은데다 한국에서 이미 협력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학원이 이들 진출하면서 현지에서 관련 수요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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