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랜선포럼 '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말하다'가 콘진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21일 랜선포럼 '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말하다'가 콘진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콘텐츠 산업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질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21일 유튜브를 통 '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말하다'를 주제로 랜선포럼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콘텐츠산업의 현황과 대응, 새로운 기회와 이를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양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은 2분기부터 수출 충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콘텐츠 산업은 전년과 비슷(5% 이상 성장세)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콘텐츠 수출의 경우 게임이 67%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1분기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숫자와 이번 포럼에서 코로나19로 두드러지고 있는 콘텐츠 이용 측면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간을 뜻하는 '프라임 타임'이 기존 저녁 8~11시에서 낮 시간 대로 이동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확산 속에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신규 가입도 늘었다. 콘진원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유료 서비스에 대해서도 6650원에서 배로 뛴 1만원 대까지 지출할 의사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본부장은 "특히 Z세대(16~23세) 시청자들은 흔히 '밈'(meme: 인터넷에서 모방이 될 수 있는 유행어와 비슷한 콘텐츠) 콘텐츠, 짧고 재밌는 퍼니 콘텐츠(스낵 컬처)를 낮시간에 주로 이용한다"며 "코로나19로 산업 체질 개선의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기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송계는 이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끼는 산업군이다. 포럼에 참석한 임석봉 JTBC 팀장에 따르면 2~4월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회의원 총선거 시기가 겹치며 TV 소비량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20% 성장했다. 화창한 날씨로 시청률이 떨어지는 봄 시즌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라는 설명이다.

그는 연령별 소비자층이 확대된 점도 언급했다. 콘텐츠 소비자이긴 하나 TV를 보는 계층은 아니었던 10대, 그리고 '트로트 열풍'을 만들어낸 중장년-노년층이 대표적이다. 임 팀장은 "JTBC 아는형님, 뭉쳐야찬다 등 프로그램도 미스터트롯 멤버들이 나오면 기존 시청률의 2배 이상이 나온다"며 "어르신들과의 소비 접점을 만들어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트렌드로 본 달고나커피 유행 타임라인
구글트렌드로 본 달고나커피 유행 타임라인

◆달고나 커피부터 케이팝-웹툰-게임까지...글로벌로 가는 K-콘텐츠

구글트렌드로 살펴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달고나커피' 검색량이 전세계적으로 5000% 이상 증가했다. 사실 달고나커피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마카오의 한 카페에서 만들어져, 국내 방송에서 소개돼 유튜브와 SNS을 통해 무료한 집콕 생활을 달래주며 재탄생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달고나커피를 'Korean Whipped Coffee'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 

김용우 구글코리아 매니저는 이에 대해 "유통 소비 주체가 곧 콘텐츠의 주체가 되는 날이 온 것"이라며"완성도보단 확산에 주목한 콘텐츠가 성공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으로 코로나19 시대 콘텐츠에도 이를 적용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꼭 진지하고 퀄리티 있는 것 뿐만 아니라 'B급감성'을 가지고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재미를 찾아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시대에 맞는 콘텐츠 모델은 만들어지고 있다다는 얘기도 나왔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서현철 총괄PD은 "실제 상반기 내내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컸다"며 "많은 이용자들이 웹툰과 함께 파생되는 콘텐츠를 즐긴다"고 전했다. 레진코믹스도 이미 'D.P 개의 날' 등 웹툰을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서 PD는"웹툰 콘텐츠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짧게 끊어 새로운 플랫폼에 소개하기도 하고, 트레일러 영상을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웹툰 콘텐츠를 제작, 기획하는 사람들이 주목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남영선 펍지 본부장도 "게임산업은 온라인 게임의 시작과 함께 발전해 제작,소비 단계 모두에서 비대면 시대에 대비되어 있는 산업"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친구들과 함께 소비할 수 있는 소셜 게임이 각광받으며 확대된 소비계층을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e스포츠도 코로나19발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남 본부장은 "e스포츠는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게임을 오프라인으로 가져와 프로게이머, 즉 사람을 중심으로 팬덤을 강화시키며 선순환을 만드는 산업"이라며 "(기존 e스포츠리그는) 팬과 만나 직접 열기를 느끼는 장이었으나 코로나 시대에선 언택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사회 안에서 팬덤을 강화하고, 유저에게 더 가치있는 문화를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CJ ENM은 올해 K콘을 라이브로 진행했다. 24시간 7일이라는 콘셉트로 유튜브와 엠넷케이팝 채널을 통해 송출됐다. 총 33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이 콘서트는 153개 지역 4500만명을 온라인에서 모았다.  

본 포럼에서 각계의 상황 및 제언을 듣는 자리도 마련됐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사회를 맡은 배진아 공주대학교 교수, 토론에 참여한 김용우 구글코리아 매니저, 김현수 CJ ENM 국장, 남영선 펍지 본부장, 서현철 레진엔터테인먼트 총괄PD, 임석봉 JTBC 팀장, 조동춘 SM엔터테인먼트 실장, 이해돈 문체부 문화산업정책과장, 이양환 콘진원 정책본부장. [이미지: 콘진원]
랜섬 포럼에서 각계의 상황 및 제언을 듣는 자리도 마련됐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사회를 맡은 배진아 공주대학교 교수, 토론에 참여한 김용우 구글코리아 매니저, 김현수 CJ ENM 국장, 남영선 펍지 본부장, 서현철 레진엔터테인먼트 총괄PD, 임석봉 JTBC 팀장, 조동춘 SM엔터테인먼트 실장, 이해돈 문체부 문화산업정책과장, 이양환 콘진원 정책본부장. [이미지: 콘진원]

◆"제도적 보완 같이 가야..."

이날 포럼에선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맞춰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각계 요청도 제기됐다.

음악과 웹툰 업계는 산업 구조가 변함에 따라 저작권법이 지적재산권을 지킬 수 있는 지에 의문을 표했다. 특히 웹툰 업계는 시장이 커지고 있는 반면, 웹툰이 직접 콘텐츠로 인정받기 보다는 출판된 만화로 치부되고 있다는 현실도 부각했다.

게임 업계는 국내 시장이 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송계는기존 제조 산업 중심적인 지원제도에서 문화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지원제도를 세밀하게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해돈 문체부 문화산업정책과장은 "21대국회들어 저작권법 전면 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콘텐츠3대전략을 통해 2700억원 정도의 예산도 집행 준비 중"이라며 "(넷플릭스 등 외산 OTT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국적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결국 경쟁력은 콘텐츠"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정부서도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코로나19로 현재 정책이 실효성 있는지 점검하고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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