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이 디지털 인재 육성 방안 등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사와 스타트업간 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협업·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시장 공략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혁신 금융 서비스를 발굴하고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입주공간을 위워크(WeWork) 신논현점(320평 규모)으로 확장 이전했다. 현재 KB금융이 지원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은 90개사로, 누적 업무제휴 건수와 누적 투자액은 각각 128건, 359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은 앞으로 지원기업 모집 방식을 기존 외부전문기관 추천을 통한 수시모집 방식에서 공개로 전환, 선정 기업도 늘릴 계획이다. 선정된 업체는 입주공간 사용과 더불어 회계·법률·특허 등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또한 KB금융은 계열사와의 유기적인 협력 등을 통한 스케일업 지원, KB금융그룹 CVC펀드 등을 통한 성장 단계별 투자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7일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하나벤처스와 함께 ‘초기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 응모한 스타트업은 총 320여개에 달한다. 향후 하나금융은 스타트업을 지원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하나금융은 지원한 스타트업 기업들의 인재구성, 사업모델, 보유기술 등을 중심으로 사회계획서를 평가해왔다. 최종 후보에는 헬스케어, AI, 프롭테크,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의 업종이 최종 선정됐다. 수상 기업에게는 최소 1억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 총 30억원의 투자가 진행된다. 향후 50억원의 추가 투자도 논의 중에 있다. 

하나금융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매해 상, 하반기에 걸쳐 관련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계열사들과 연계한 스타트업 육성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이미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고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6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디노랩'을 그룹 공동사업으로 확대·개편했다. 그러면서 그룹사와 스타트업 간 협업을 강화했는데, 당시 선발된 핀테크 스타트업 핀투비(Fin2B)와의 결실이 최근 발표됐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베트남 우리은행은 핀투비와 제휴해 베트남 중소기업의 매출채권 할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구매기업에서 받은 매출채권 및 협력업체 정보, 매출채권 등록, 결제, 할인 약정 및 실행 등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한다. 베트남 우리은행은 핀투비가 개발한 플랫폼과 연계해 중소기업의 매출채권 할인을 통해 베트남 내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한다. 우리금융은 디노랩 협력기업인 한국신용데이터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공동마케팅 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신한 퓨처스랩’을 통해 올해 상반기 6-1기까지 총 172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앞으로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에 대한 육성·지원을 1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핀테크 기업에 181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이같은 금융사와 스타트업 간 협력관계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금융사들은 디지털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설정한 상태다.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주요 화두였다. 

금융당국도 이달 중으로 금융업권 내 혁신은 장려하되, 금융안정과 소비자보호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금융종합혁신방안'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금융회사들은 자체적으로 혁신금융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는 한편, 외부업체인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상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디지털 전환이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혁신성장 정책 핵심으로 창업과 디지털 혁신 등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필수다. 혁신적인 서비스 출시를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관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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