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 클라우드 공급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 서비스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들은 치열해지는 클라우드 기업간 경쟁의 '빈틈'을 공략하는 다양한 용도의 멀티 클라우드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용에 필요한 도구를 지원해 온 해쉬코프(HashiCorp)는 최근 여러가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클라우드 관리와 프로비저닝을 지원하는 테라폼(erraform), 컨설(Consul), 볼트(Vault), 노마드(Nomad)가 해쉬코프의 간판 솔루션들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이들 도구들을 내려받아 직접 설치해 사용했는데 이는 클라우드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못한 기업들에게는 또다른 숙제였다. 해쉬코프는 이들 도구들을 묶어 관리를 지원하는(managed service) '해쉬코프 클라우드 플랫폼(HashiCorp Cloud Platform)'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여러 클라우드에 해쉬코프 도구들을 자동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데이브 맥자넷 해쉬코프 CEO는 "많은 대기업들은 필요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해쉬코프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설정하고 돌리기를 원하지만 충분한 전문성과 자원을 갖추지 못한 기업군도 있다"며 "이들 기업은 번거로운 일을 해쉬코프가 해주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오픈소스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해쉬코프는 2012년 회사로 출범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이 회사가 제공하는 도구들은 개발자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금까지 3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3월 진행한 시리즈 E 투자 라운드에선 51억달러 규모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1억7500만달러를 끌어모았다.

벤디아는 멀티 클라우드 서버리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최근 510만달러의 초기 투자도 유치했다. 서버리스 컴퓨팅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버를 고려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구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서버 또는 클러스터 프로비저닝, 패치 적용, 운영 체제 유지 관리 및 용량 프로비저닝과 같은 인프라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벤디아는 AWS에서 서버리스 컴퓨팅 아키텍처인 '람다' 개발을 이끈 팀 와그너와 AWS에서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 개발을 총괄했던 스루시 라오가 이끌고 있는 기업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아키텍처와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의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만을 결합한 데이터 공유 플랫폼 제공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 회사의 벤디아 쉐어 플랫폼은 복수의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내 데이터센터(온프레미스)에 저장된 데이터를 복잡한 엔지니어링 작업이나 데이터 통제권 상실에 대한 우려 없이 파트너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훈련, 기업간 공급망 관리 등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버추얼 데이터 호수(virtual data lake) 성격의 이 플랫폼은 서버리스 컴퓨팅 아키텍처에 기반하고 있어, 고객들이 컴퓨팅 자원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은 아니다. 단점은 빼고 장점만 취했다는게 회사측 설명. 여러 클라우드들에 걸쳐 있는 데이터를 추적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코옙도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겨냥한 서버리스 스타트업이다. 서버 인프라를 걱정 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코옙 솔루션을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과 통합해, 이전에는 복잡한 데이터 관련 업무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목표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코옙은 디지털오션이 관리하는 오브젝트 스토리지(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평면에 저장하는 스토리지 방식) 버킷(담은 그릇을 의미)에 있는 수많은 비디오 파일들을 자사 기술이 효과를 낼 수 있는 예로 들었다. 새로운 기기용으로 최적화하기 위해 이들 비디오를 다시 인코딩할 경우, 코옙 솔루션은 데이터를 오브젝트 스토리지 버킷에서 이들 데이터를 가져와 다시 인코딩한 뒤 버킷에 다시 업로드할 수 있다. 

코옙은 사용자가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맞춰 쓸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한다. 클라우드 환경이 진화하면서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들은 서버를 돌리고 스토리지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 이상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AI도 그중 하나다. 구글은 스피치투텍스트(speech-to-text) API를, AWS는 아마존 트랜스크라이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부분만 놓고보면 상대적으로 구글 쪽이 성능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옙은 아마존 S3 스토리지 서비스 사용자가 수동으로 멀티 클라우드 워크플로우를 설정하지 않고 S3 버킷에서 가져와 구글 클라우드에서 영상의 음성을 글로 변환하고 이 결과를 S3 버킷에 저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활용 사례들이 가능할 것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국내서도 멀티 클라우드를 표방하는 스타트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5년차 스타트업 래블업 등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머신러닝과 고성능 컴퓨팅(HPC)에 최적화된 래블업은 클라우드 서비스들에 대해 종속되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컨테이너 기반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을 주특기로 내걸었다.

래블업 백엔드.AI 기술은 기업이나 연구 기관들이 내부 컴퓨팅 자원을 연결해 머신러닝과 HPC에 최적화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쓸 수 있도록 해주고 용량이 더 필요하면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결해 계속해서 쓸 수 있다. 다양한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오가며 쓸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인 셈이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개인 컴퓨터로도 인공지능 학습을 시키고 모자라면 클라우드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고 원격에서 PC에 접속해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며 "개인 PC와 백엔드 AI와 연결된 인프라를 연동해 쓰는 등 인공지능을 연습하는 수준에선 개인 PC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래블업은 2015년 설립 이후 국내외 기업과 기관 및 대학에 백엔드.AI를 공급해 왔다. 머신러닝 클러스터에 접근하기 힘든 조직 및 중소 기업들이 관리 부담 없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로 머신러닝을 시작할 수 있도록, 2018년부터 백엔드.AI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를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개발 및 딥러닝 클라우드 플랫폼인 '백엔드.AI 클라우드 (backend.ai cloud)'에 대한 공개 테스트를 시작했다. [관련기사] 래블업, 머신러닝 개발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플랫폼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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