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9 LA'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젠슨황 엔비디아 CEO(사진=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사진=엔비디아)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그래픽 프로세서(GPU) 업체 엔비디아가 최근 반도체 업체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인텔을 시가 총액에서 추월했다. 인텔이라는 이름이 주는 중량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장면이다. [관련기사] GPU의 힘...엔비디아 시가총액 인텔 첫 추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엔비디아가 클라우드 시대를 일찌감치 대비해온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들이 많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는 3대 플랫폼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엔비디아 GPU를 구매를 늘리는 것이 시가 총액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테크 전문 매체 프로토콜닷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일찌감치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을 겨냥한 GPU를 디자인하고 판매해왔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돌아가는 AI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급증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이 같은 요구를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엔비디아 GPU를 찾는 수요도 빠르게 늘었다.

엔비디아는 최근 GCP와 협력을 맺고 신형 앙페르(Ampere) 아키텍처 기반 GPU인 'A100'을 사전에 선택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도 이 칩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클라우드 사용자들이 엔비디아 최신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관련기사] 엔비디아, 고성능 GPU A100 출시..."7개까지 쪼개 쓴다"

구글은 자체 AI 칩을 디자인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음에도 엔비디아 칩을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이다. 수요가 확실하게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또 엔비디아 GPU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기술을 골라 쓸 수 있는 선택도 제공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인텔에게는 부담이다. 인텔은 현재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쓰이는 서버 프로세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강세를 보이는 AI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선 고전하는 모습이다.

인텔도 엔비디아처럼 AI 애플리케이션 시장 공략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쏟아부었다. 인수합병(M&A)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2016년 너바나 인수에 4억달러를 투입했고 2019년에는 하바나 인수에 20억달러를 지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인텔은 하바나 인수와 함께 너바나를 기반으로 진행하던 작업은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텃밭인 서버 프로세서도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처지다. 프로토콜닷컴은 "벤처마크 결과를 실제 세계에서 믿을 수 없지만 AWS가 인텔 경쟁사인 ARM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작한 2세대 그래비톤 서버 프로세서가 제공하는 성능은 분명히 인상적이다"고 전했다. 인텔의 또 다른 경쟁 업체인 AMD도 인텔의 아성에 도전할 서버 칩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토콜닷컴은 이 같은 사례들은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이 얼마나 빨리 기존 IT질서를 뒤집었는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하고 있다. 시장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봤던 회사들이 클라우드 판이 성숙해지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하루아침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자사 기술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시장을 잡을 때까지 꾸준히 기반을 깔아왔다고 프로토콜닷컴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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