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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지원이 확 늘지는 않았지만 핀테크 산업에 대한 개별 지원자들의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 그동안 우리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입사 뒤엔 어떤 업무를 맡을지 모르는 지원자가 대부분이었는데 불과 몇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중소형 해외송금 핀테크 업체 관계자가 전하는 최근 핀테크 채용 시장의 분위기다. 기존에 비해 구직자들의 핀테크 업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열린 핀테크 박람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을 통해 지원자를 받고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22일 여러 인터넷 취업 커뮤니티에서도 핀테크 분야 스터디 회원을 구한다는 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스터디 내용은 국내외 핀테크 사례를 연구한다든가, 업계 동향과 실무 경험 노하우를 공유한다든가 하는 것이다. 선두 기업들의 호실적과 정부의 육성 기조에 대한 기대감으로 핀테크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구직자들의 관심도 집중되는 모습이다.

실제 한 핀테크 기획부문 구직자는 "핀테크 산업이 뜨면서 은행과 카드 등 전통 금융 산업은 '저무는 해'가 됐지 않느냐"며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존 금융사는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다. 멀리 보기 위해 핀테크 기업 쪽으로 지원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핀테크 업계의 인기는 취업포털 설문조사에서도 두드러졌다. 최근 인크루트가 대학생 1045명을 대상으로 가장 일하고 싶은 은행을 조사한 결과 KB국민은행을 제치고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1위에 올랐다. 이보다 앞선 올 2월 잡코리아 조사에선 금융 자회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품은 카카오가 상반기 취업목표 대기업 1위로 꼽히기도 했다. 높은 성장 가능성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수준이 그 이유였다.

핀테크 채용 시장을 양지로 끌어낸 데에는 대형사들의 역할이 컸다. 네이버페이는 1분기 들어 처음으로 거래액 5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는 부진한 포털 광고 매출을 카카오페이 매출액 등으로 메우며 전년보다 219% 증가한 영업이익 882억원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991억원으로 전망된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지난달 서비스 개시 5년 만에 첫 영업이익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언택트 수혜를 본 게 주효했다. 

이처럼 달아오른 분위기를 틈타 업계도 신입·경력 인재 채용을 늘리고 있다. 토스의 보험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는 최근 공고를 내고 상반기 무경력 신입사원 20~30명과 경력직 10명 내외를 뽑고 있다. 이어 연말까지 신입사원 100명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개발 경력 공채를 실시해 프론트엔드와 오픈소스 엔지니어 등 부문 7개에서 80여명을 채용한다. NHN페이코도 이달 30일까지 기술부문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정부도 핀테크 채용 시장을 키우기 위해 열심이다. 금융위원회의 산하기관인 핀테크지원센터는 다음달 핀테크 분야에 특화한 '일자리 매칭 플랫폼'을 개시한다. 플랫폼은 국내 핀테크 기업과 구직자의 정보를 등록하고 기업 채용공고 게시와 지원자 현황 등을 지원한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전후로 핀테크의 입지가 크게 달라졌다"며 "새로 사업자 등록을 하는 곳이 느는 데다 기존 핀테크 기업은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핀테크 전문 인력난이 없도록 정부와 여러 교육기관에서 구직자들에게 관련 훈련을 부지런히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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