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핀글로벌 김은석 전무.
김은석 베스핀글로벌 전무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효과적으로 도입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매니지드 서비스 제공 회사(MSP)들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기존 IT서비스 업체들을 포함해 MSP를 하겠다고 뛰어드는 회사들도 쏟아진다. 그러다 보니 업체들 간 경쟁도 뜨겁다. 가격 싸움도 만만치 않다는 후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쓸 수 있는 '내공'을 갖춘 기업들도 늘면서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쓸 수 있게 단순히 지원하는 역할만으로는 MSP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 지금의 시장 판세다.

'MSP 플러스 알파'를 해야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 구축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이와 관련한 주요 MSP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관리 소프트웨어 플랫폼(CMP)인 '옵스나우'(OpsNow)를 MSP 플러스 알파 전략의 핵심으로 내건 케이스다. 클라우드를 쓰는 기업들에게 유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뒤 이걸로 한국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것이 베스핀글로벌 MSP 플러스 알파 전략의 핵심이다.

베스핀글로벌에서 소프트웨어 사업을 총괄하는 김은석 전무는 "클라우드는 이미 전기와 같은 코모디티(범용 상품, Commodity)다. 전기값을 비싸게 낼 필요는 없다. 한푼이라도 아낄 수 있으면 아껴야 한다"면서 "옵스나우를 통해 클라우드를 쓰는 기업들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CMP, 해외 스타트업들에 더욱 효과 제공"

옵스나우는 현재 엔터프라이즈와 스타트업 버전으로 나와 있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된다. 기업들은 규모에 맞게 월정액을 내고 쓸 수 있다. 김 전무는 "CMP의 핵심 중 하나는 자동화다. 클라우드를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는지를 소프트웨어가 최대한 자동화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해야 보다 적은 인력으로도 클라우드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옵스나우를 국내 기업들에게 제공하는데 주력해왔다. 비용 절감 효과가 검증이 됐다고 보고, 하반기부터 북미 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선다. 미국식 클라우드 이용 환경은 옵스나우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더욱 필요할 것이란 게 회사측 입장. 김 전무는 "미국의 경우 한국과 달리 MSP를 거치지 않고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스스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들은 특히 그렇다. 옵스나우와 같은 CMP를 도입하면 체감할 수 있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스타트업들에겐 두번째로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게 클라우드인데, 옵스나우로 보다 저렴하게 클라우드를 쓸 수 있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면 거점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옵스나우는 국내에서 이미 400개 이상 스타트업들이 쓰고 있고, 이를 통해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데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해외 벤처투자회사(VC)들, 현지 클라우드 컨설팅 회사들과 협력해 미국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먼저 옵스나우 확산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베스핀글로벌 창업자인 이한주 대표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을 운영 중이고, 김 전무 스스로도 북미 스타트업 네트워크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느 만큼, 해볼만한 승부가 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옵스나우와 같은 CMP 플랫폼은 MSP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도 관심을 갖는 영역이다. 이와 관련해 김 전무는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이 제공하는 솔루션은 범위와 기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CMP 분야는 보다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MSP가 하는 것이 유리한 사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전무에 따르면 옵스나우는 단순한 CMP가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로서의 성격도 갖는다. CMS에 SaaS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이 붙는 개념이다. 김 전무는 "CMP는 영역이 다양하다. 모든 것을 다 우리가 개발할 수는 없다. 우리가 잘하는건 직접 하고 부족한 것은 SaaS 회사들과 협력해야 한다"면서 "국내외 B2B SaaS 업체들이 고객을 확대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로서의 역할도 CMP를 통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화 가속화 주목"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최근 국내 대기업들과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고 주목된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DS와는 금융 및 공공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고 국내 최대 통신사인 SK텔레콤으로부터는 자본 투자도 유치했다. 

베스핀글로벌과 SK텔레콤 간 협력은 5G 기반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과 클라우드를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 생태계 구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MEC 기반 엣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같은 비전을 구체화하는데 베스핀글로벌도 참여하게 된다.

관련 업계에서 엣지컴퓨팅은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는 플랫폼으로 통한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등 디지털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흐름은 확산되고 있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클라우드에선 지연 시간(레이턴시)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같은 요구 사항을 맞춰주기 어렵고, 엣지컴퓨팅이 해결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석 전무는 "SK텔레콤은 MEC에 대한 전략과 비전을 명쾌하게 갖고 있다. 클라우드와 MEC를 활용해 다양한 SaaS를 제공할 수 있도록 두 회사가 협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해외와 비교해 성장이 더딘 국내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도 앞으로는 클라우드 비중이 커지는 터닝포인트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급물살을 탈 것이란게 그의 예상이다. 여전히 마이너리그에 머물고 있는 SaaS 시장도 코로나19를 통해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 기업들도 SaaS 도입이 빨라질 것이다. 자리를 잡기까지 앞으 3~4년은 더 걸릴 것으로 봤는데, 코로나19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하반기부터 구체화될 것으로 본다"며 "대기업들도 클라우드를 이제 피할 수 없다. 과거에는 비용 절감이나 기술 차별화가 CIO들에게 주어진 주요 임무였지만 이제는 디지털 혁신이 핵심이다. 미국은 이미 이런 흐름이 자리를 잡았다. 국내 CIO들도 이 같은 관점으로 클라우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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