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현행 전자금융법의 규제를 피해 증권계좌를 내놓은 대형 핀테크 업체들이 최근 송금 한도를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주거래 계좌 굳히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는 11일 서비스 공지사항을 통해 카카오페이증권 입출금계좌의 1일 송금 한도를 종전 200만원에서 1000만원(친구송금·계좌송금 통합)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보안카드와 OTP 번호 입력, 한도 증액 신청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큰 금액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이 골자다.
이번 한도 상향은 이용자의 편의를 강화해 전통 금융권의 역할에 근접하려는 카카오페이의 의도로 읽힌다. 제한된 송금 한도 탓에 카카오페이 증권계좌의 주된 송금 기능이 '소액 거래'에 그쳤다면 이번을 계기로 활용 범위가 다양해진 것이다.
앞서 대형 핀테크 업체들은 증권계좌를 내놓고 기능을 하나둘 강화하는 우회 전략을 쓰고 있다. 증권계좌에 예금과 펀드 투자의 기능을 모두 실어 사실상 주거래 계좌를 노리는 것이다. 최근 '네이버통장'을 출시한 네이버파이낸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증권계좌를 통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카카오페이머니 등으로 대표되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한도를 비껴갈 수 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이 규정하는 최대 한도는 200만원다. 하지만 증권사 CMA나 증권예탁 계좌는 200만원을 초과해 무제한으로 예탁금을 보유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계좌의 경우 일반예탁 계좌로 분류돼 5000만원 안으로 예금자 보호도 받을 수 있다.
윤민섭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금융소비자연구센터장은 "카카오페이가 계좌 송금 한도를 큰폭 늘린 건 간편 수·송금 이미지를 넘어 '주거래 계좌 굳히기'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며 "올해 안으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된다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계좌서비스는 전통금융 수준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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