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이 16일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고위험상품 영업행위준칙을 마련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르면 7월부터 금융회사가 원금을 최대 20% 이상 날릴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상품'을 팔려면 최고경영자(CEO) 확인과 의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고위험 상품을 만들 때에도 시나리오별 예상 손실과 그에 맞는 적합한 투자자층을 반드시 설정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고위험 상품 '영업행위준칙'을 마련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하반기 추진 중인 금융정책 과제 중 하나다.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작년 말부터 준비해온 내용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우선 금융투자협회의 내부 통제기준인 모범규준에 담은 뒤 향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규정화할 방침이다. 금투협은 영업행위준칙 초안을 마련해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을 마무리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이르면 오는 18일 예정된 금투협 자율규제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영업행위준칙 최종안을 확정 짓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계 내부통제 절차가 보다 구체화하고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7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업행위준칙 초안에 따르면 우선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은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최대 20% 이상인 상품으로 규정됐다. 특히 CEO와 이사회 책임을 명확하게 했다. 증권사 등은 고위험 상품의 판매 여부를 회사 내부 상품위원회,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 대표이사 확인을 거쳐 이사회 의결로 결정해야 한다.

대개 사외이사는 학계와 법조계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인물들로 구성되는 만큼 고위험 상품 출시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판매사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하기 때문에 그간 제재 근거가 불명확했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펀드' 판매책임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등이 상품을 제조하는 단계에서는 위기 시나리오별로 원금 손실 가능성과 규모 등을 테스트해야 하는 과정이 명시화된다. 각 상품의 위험도를 감내할 수 있는 목표시장(투자자) 설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제조사는 이러한 스트레스 테스트 및 목표시장 설정 판단 자료 등을 판매사에 넘겨줘야 하며, 판매사는 이를 바탕으로 판매 고객을 확정해야 한다. 제조·판매사들은 원래 설정한 목표시장에 맞게 실제 판매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사후관리도 함께해야 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제조·판매 단계별로 과도한 책임이 부여될 경우 투자자들의 상품 선택지도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예를 들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만 판매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면 시의성 있는 상품을 적시에 출시하지 못하거나 창의적인 신규 상품 출시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위험 투자 상품을 규정하는 '원금 손실 20% 이상'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도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확정 손실이 아니라 평가 손실을 따져서 고위험 상품 여부를 정하게 될 텐데 그 기준이나 방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시간을 두고 안정적으로 시행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