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2018년부터 활용하고 있는 캐릭터 ‘쏠 익스플로러스(SOL Explorers)’ 모습 [자료: 신한은행 블로그]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은행들이 캐릭터 키우기에 팔을 걷어 부쳤다. 신한은행이 자체 제작한 캐릭터 ‘쏠 익스플로러스(SOL Explorers)’를 활용한 대대적인 마케팅인 준비 중인 가운데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등도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들의 캐릭터 활용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자사 캐릭터 관련 상품을 대폭 확대 생산,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은 ‘쏠 익스플로러스’라는 캐릭터들을 공개했다. 그동안 금융권의 캐릭터들은 금융의 틀에 맞춰 제작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쏠 익스플로러스는 카카오의 카카오 프렌즈, 네이버의 라인 프렌즈처럼 일반인들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귀여운 모습으로 제작됐다.

쏠 익스플로러스는 북극곰 ‘쏠(SOL)', 두더지 ’몰리(MOLI)', 공룡 ‘리노(RINO)’, 여우 ‘슈(SHOO)’ 바다사자 ‘루루&라라(LULU&LALA)’, 펭귄 삼형제 ‘도레미(DO RE MI)’ 등으로 구성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이들 캐릭터를 모델로 29종 2만9000개의 상품(일명 신한 굿즈)을 제작했다. 인형, 열쇠고리, 볼펜은 물론 여행용 파우치, 차량용 방향제, 여권 케이스, 앞치마 등도 만들었다. 신한 굿즈는 신한은행의 이벤트 당첨자, 대학생 기자단, 은행 상품 구매 사은품 등으로 제작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캐릭터 상품은 일반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며 “영업점 사은품, 본점 이벤트 사은품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6월 중 향후 2년 간 사용할 캐릭터 제작, 운영 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이번에 45종, 12만8600개의 캐릭터 상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1년 간 6만4300개를 사용하는 셈이다. 이는 2019년 제작된 캐릭터 상품에 비해 2.2배가 넘는 규모다.

개별 상품을 보면 지난해 캐릭터 볼펜이 1000개 제작됐는데 이번에는 9000개가 제작된다. 캐릭터 스티커도 지난해 1000개에서 10배가 늘어난 1만개가 만들어진다. 캐릭터 상품 종류도 골프용품, 주차번호판, 탁상 알람시계, 유리컵 등이 늘어난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캐릭터 상품을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이 캐릭터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캐릭터 상품을 받은 고객들의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신한 굿즈를 받은 사람들 중 일부는 블로그 등에 개봉 소개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블로그는 “신한은행이 왜 신한 굿즈를 판매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은행이 굿즈를 판매하면 안되는 것이냐”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쏠 익스플로러스 캐릭터를 은행 스마트뱅킹 서비스 모델, 인공지능(AI) 서비스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또 신한은행 농구단인 에스버드 홍보에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2015년 위비뱅크를 출범시키면서 꿀벌 캐릭터인 '위비(WiBee)'를 선보였다. 이후 위비마켓, 위비톡, 위비멤버스 등이 등장하면서 위비 캐릭터가 맹활약했다. 2016년 우리은행은 추가로 위비프렌즈 5종 캐릭터 '봄봄'(나비), '달보'(호박벌), '두지'(두더지), '바몽'(원숭이), '쿠'(닭)를 선보였다. 위비캐릭터 이모티콘과 인형을 제작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위비는 우리은행의 농구단 캐릭터로도 활약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2015년 선보인 기은센 캐릭터 모습 [자료: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2015년 1월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 주도로 스마트로봇 캐릭터인 ‘기은센’과 ‘기운찬 가족’ 캐릭터를 선보였다. 든든한 동반자, 첨단기술금융 등을 나타내는 캐릭터였다. 기은센은 이후 IBK기업은행의 홍보 전면에 나섰다. 이후 IBK기업은행은 기존 기은센을 좀 더 귀여운 모습으로 바꾼 새로운 기은센을 활용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2017년 스마트뱅킹 서비스 올원뱅크에 활용할 캐릭터 올원 프렌즈를 공개한 바 있다. 올원 프렌즈는 '올리(아기 공룡)', '원이(어미새)', '단지(돼지)', '달리(강아지)', '코리(코끼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카카오뱅크는 모회사인 카카오의 캐릭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라이언 등을 활용한 신용카드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의 또 다른 캐릭터들인 니니즈 활용도 늘리고 있다.

외부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는 은행들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출시한 'KB마이핏 통장‘의 모델로 EBS 방송의 인기 캐릭터인 '펭수'를 내세웠다. KB국민카드도 펭수 관련 체크카드를 선보이는 등 KB금융그룹 차원에서 펭수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캐릭터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것은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연예인 섭외에 비해 스캔들과 같은 각종 리스크 부담이 적고 비용대비 효과 역시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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