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에도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지표의 부진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4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3포인트(0.05%) 상승한 26,281.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52포인트(0.34%) 하락한 3,112.3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67.10포인트(0.69%) 내린 9,615.81에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아메리칸 항공 주가가 41% 이상 폭등했다. 보잉 주가도 6.4% 오르면서 다우지수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84% 내렸고, 커뮤니케이션도 0.8% 하락했다. 금융주는 1.97% 올랐고, 산업주도 1.05% 상승했다.

지난 3월 미 라스베이거스의 실업수당 청구 대기 행렬 <br>
지난 3월 미 라스베이거스의 실업수당 청구 대기 행렬 

주요 지수는 경제 회복 기대로 이번 주 큰 폭 오른 이후 숨 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시장 예상보다 다소 실망스럽게 나온 점이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보다 24만9000명 줄어든 187만7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180만명보다 조금 많았지만 전주의 212만6000명보다는 줄었다.

신규 보험 청구자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실제 실업 상황을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연속 청구 인원이 늘어난 점이 불안감을 자극했다. 해당 수치가 다시 늘어난 점은 재고용이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3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을 청구한 규모는 64만9000명 늘어난 2148만7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11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누적 4270만건에 이른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이 가운데 약 절반만 이후 직장으로 돌아가고 나머지는 아직 실업 상태로 남았다는 뜻이다.

미국의 4월 수출이 전월보다 20% 이상 급감하며 무역적자가 494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한 점도 증시 상승을 막았다.

기자회견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기자회견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반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부양책은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ECB는 이날 회의에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6000억유로(약 820조원) 증액했다. 시장 예상인 약 5000억유로 증액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ECB PEPP 규모는 총 1조3500억유로로 확대됐다. 지난 3월 발표한 7500억유로(약 1025조원)와 합치면 전체 PEPP 규모는 1조3500억유로(약 1845조원)에 달한다.

ECB는 PEPP 유지 기간도 당초 올해 말에서 최소 내년 6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PEPP에 따라 매입한 채권의 만기자금은 최소 2022년 말까지 재투자할 방침이다. 한편 ECB는 기준금리를 현행 0%로 동결했다. 예금금리(-0.50%)와 한계대출금리(0.25%)도 그대로 유지한다.

크리스틴 라가르트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유례없는 위축 국면에 직면해 있다"며 "필요한 경우 모든 금융상품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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