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4일 오전 임시회의를 개최하고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사진)과 최성일, 김도인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금융감독원 부원장에 임명했다. [사진: 금융위원회]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그동안 지연됐던 금융감독원 부원장 인사가 단행됐다. 금감원 부원장 인사가 늦어진 것은 금감원과 금융위 간 이견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수석부원장 폐지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근익 부원장이 수석부원장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4일 오전 2020년 제3차 임시회의에서 금융감독원장의 제청에 따라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최성일, 김도인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금융감독원 신임 부원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장의 제청에 따라 금융위가 임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에 임명된 부원장들의 임기는 2020년 6월 5일부터 2023년 6월 4일까지 3년이다.

김근익 부원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금융위 금융구조개선과장, 은행과장,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다.

최성일 부원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금감원 은행서비스총괄국 팀장, 은행감독국 국장, 감독총괄국 국장, IT‧금융정보보호단 선임국장, 부원장보로 근무한 바 있다.

김도인 부원장은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증권감독원에 입사했으며 금감원에서 감사실 팀장, 자산운용감독실 실장, 자산운용검사국 국장, 기업공시국 국장,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금감원 부원장 인사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 4월말부터 나왔다. 하지만 인사가 계속 지연되다가 이날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금감원 부원장 인사가 지연된 것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신경전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그동안 금융위 출신들이 맡아왔다. 그러나 윤석헌 금감원장 등 일각에서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석헌 원장은 5월 수석부원장 제도를 폐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금융위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고 금감원이 요청한 부원장 인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의 직제와 조직도 [자료: 금융감독원]

이번에 3명의 부원장 인사가 단행됐지만 아직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김근익 부원장의 수석부원장 임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수석부원장 제도는 금감원이 만들어진 후 존속돼 왔다. 수석부원장은 말 그대로 금감원의 2인자다. 금감원이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금감원장 부재 시 수석부원장이 원장 역할을 대행하도록 돼 있다. 

수석부원장의 역할과 권한도 막강하며 수석부원장을 맡은 후 중용된 사례도 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수석부원장에서 금감원장으로 발탁됐다. 또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러나 금감원 설립의 근거가 되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는 원장, 부원장에 대한 내용만 명시돼 있을 뿐 수석부원장 제도에 관한 내용이 없다. 금융위설치법 제29조 1항은 '금융감독원에 원장 1명, 부원장 4명 이내, 부원장보 9명 이내와 감사 1명을 둔다'고 돼 있다.

물론 금감원 내부 직제상에는 수석부원장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법령에 명시된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금감원장이 바꿀 수도 있다. 

그동안은 관행적으로 금감원과 금융위가 협의해 금감원장이 수석부원장을 임명해 왔다. 그러나 윤석헌 금감원장은 법령에 근거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수석부원장 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금융권은 윤석헌 원장이 법령에 근거가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금감원에 2인자를 두지 않으려는 것과 함께 금감원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김근익 부원장을 수석부원장으로 생각하고 임명을 했지만 보도자료에서는 부원장으로 표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전에도 임명을 할 때 ‘수석’ 단어를 따로 표기하지 않았다. 전임 유광열 수석부원장의 경우도 부원장으로 임명했다고 알렸다”며 “김근익 부원장의 수석부원장 임명에 대해 오늘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금감원장이 금융위와 협의를 통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김근익 부원장이 수석부원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만약 윤석헌 원장이 수석부원장을 임명하지 않고 버틸 경우 금융위도 어찌 할 방법이 없다. 이 경우 금융위와 금감원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에 3명의 부원장이 임명된 것과 관련해 윤석헌 원장과 금융위의 입장이 이미 조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 경우에는 김근익 부원장이 곧 수석부원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