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차세대 통신(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물 건너 갔다. 서울행정법원이 KT 2G 가입자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를 통해 LTE 단말을 내놓으려했던 제조업체도 난감하게 됐다.

▲ KT의 LTE 서비스가 미뤄지면서 KT를 통해 출시될 LTE스마트폰들도 일시 대기 상태가 됐다.
◇2G서비스 폐지는 당치도 않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일 KT 2G 가입자 900여명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에 손을 들어줬다. 당초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했던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과 KT가 다음날 LTE 서비스 론칭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는 시점에서 터진 일이었다.

인터넷 누리꾼들 중 2G를 이용하고 있는 한 사용자는 “KT의 불법행위와 방통위의 방관으로 2G고객은 전화가 끊기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전환을 위해 대리점을 찾아가도 마음에 드는 신규 폰은 재고가 없다고 하는 등 이래저래 불편하다”고 올렸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숙희(52세, 가명) 씨는 “2G폰을 쓰고 있는데 몇 십번이나 전화가 와서 3G로 바꿔야 된다고 하더라”며, “너무 전화가 많이 와서 이제는 그냥 듣고 끊는다. 사실 3G가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KT에서도 LTE단말 공급하려 했는데...
KT는 지난 8일부터 서울지역에 LTE 서비스를 시작하려 했다. 11월에는 TV CF를 통해 예고했으며, 서비스 직전에는 대리점마다 홍보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는 못했다.

LTE를 서비스하지 못한 KT도 난감하지만 LTE 단말을 공급하려던 제조업체나 통신망 구축을 담당하는 시설공사 업체도 발만 동동 구르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은 KT를 통해 LTE 스마트폰 15만 대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이도 원활치 않게 됐다.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LTE’와 ‘갤럭시탭 8.9 LTE’뿐만 아니라 12일 출시된 팬택의 신규 LTE 스마트폰 ‘베가M LTE’도 KT 공급 시기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출시된 스마트폰만 살펴보더라도 LTE 스마트폰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KT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에도 타격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LTE 가입자 100만 눈 앞...소외되는 KT
KT의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부터 LTE 서비스를 개시했다. LTE 스마트폰은 지난 9월 말부터 본격 출시됐다. LTE 가입자는 무서운 기세로 급증해 100만 명을 앞두고 있다. 연말까지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목표했던 120만 명을 넘을 기세다.

두 이통사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며 전국망 시점도 앞당겨졌다. LG유플러스는 내년 3월 전국망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도 내년 중순 LTE 전국망을 완료한다. 서비스의 품질도 높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HD 프리미엄팩’을 출시하며 월 9000원에 6개의 킬러서비스에 대해 정보 이용료 없이 4G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LTE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착착 쌓아가고 있는 두 이통사와는 달리 KT는 LTE 서비스와 관련해 명확한 계획이 나와 있지 않다. 와이브로 4G가 활성화 됐지만 전용 스마트폰 1대와 태블릿PC, 에그를 통해서만 서비스되고 있으며, 향후 단말 계획이 없어 LTE에 대항하기도 역부족이다.

우선 KT입장으로는 항소가 원활하게 이뤄져 발 빠르게 LTE 서비스를 개시해야만 한다. 하지만 남은 2G 사용자들과의 충돌을 피하고 원만하게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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