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가상자산(암호화폐) 지갑 클립이 출시됐다. 국내 이용자 4000만명을 보유한 메신저 카카오톡이 통합되는 지갑이라는 점에서 가상자산 저변 확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립은 카카오톡 계정으로 가입하고 로그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별도 앱 없이 메신저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클레이를 보내려는 상대방이 카카오톡 친구면 수량을 입력한 후 바로 전송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가상자산을 거래하려면 거래소를 거치거나 상대방 지갑 주소를 반드시 알아야 했지만 클립에선 이 같은 과정이 최소화됐다. 카카오톡 친구가 아니어도 지갑 주소나 QR코드를 입력해 가상자산을 보낼 수 있다.

클립이 상대적으로 다른 가상 자산 지갑보다 쓰기 편한 것은 그라운드X가 프라이빗 키관리를 사용자에게 맡기지 않고 중앙화했기 때문이다. 프라이빗키를 서비스가 회사가 관리한다는 것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의 기본적인 속성과 충돌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사용성 측면에서 불가피하다는게 그라운드X 설명이다.

그라운드X는 "자체 개발한 ‘키 관리 서비스(KMS)’ 기술을 이용해 보안키를 암호화된 형태로 보관한다. 사용자가 직접 보안키를 관리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며, 실수나 해킹에 의해 보안키가 유출될 우려가 없다. KMS는 클립을 운영하는 그라운드X조차도 보안키에 접근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클립 애플리케이션 화면. 왼쪽은 메인 화면, 오른쪽은 가상자산을 보내기 전 나오는 화면. 

클립 메뉴를 보면 ‘토큰’과 ‘카드’ 2가지로 나뉜다. 토큰에선 가상자산 클레이(KLAY)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으로 발행된 KCT 토큰 10종을 거래할 수 있다. 

현재 지원하는 서비스는 13개다. 자체 토큰을 발행한 서비스 10개 외에 3개 비앱(blockchain app,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지원한다. 클립에서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로 바로 들어갈 수는 없다. 지금은 해당 서비스 토큰을 보관하고 송수신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연동돼 있다.

클립에선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기반 서비스인 크립토 드래곤도 이용할 수 있다. 클레이 기반으로 NFT를 구현한 케이스다. 크립토 소드 앤 매직과 엔블록(nBlocks) 헌트는 자체 토큰을 발행하지 않고 클레이를 활용한다.

사용자가 클립에 가입하면 클레이를 50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클레이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팔거나 다른 사람들과 클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클레이를 상장한 국내 거래소 지닥의 경우 클립 출시에 맞춰 클레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클립에 가입하고 받은 클레이를 지닥에서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닥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클레이 거래량 1위 거래소(코인마켓캡 기준)로 자리 매김했다. 이미 수십억 원 상당의 클레이가 지닥에 예치됐고 수 천여 명 지닥회원이 클레이를 보유하고 있다. 법인고객의 지닥 회원가입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레이가 거래소에서 사고 팔리고 가격적으로만 이슈가 되는 것은 그라운드X로서는 원치 않은 시나리오다. 그라운드X는 클립을 통해서 일반인들도 디지털 자산(토큰, NFT)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기반 파트너 서비스들과 클립 간 연동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직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연동은 여러 가지 형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향후 개발사들과 논의하면서 방향을 잡아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NFT도 그라운드X가 강조하는 키워드다. NFT는 다른 것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속성을 갖는 가상자산 형태로 티켓, 부동산, 쿠폰 등에 적용할 수 있다. 그라운드X는 일반인들이 NFT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을 고려해 NFT 대신 카드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앞으로 파트너사들도 NFT를 발행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쓰임새를 갖는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라운드X는 클립을 네이티브 모바일 앱 형태로 출시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 회사는 앱 출시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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