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금융결제원 원장이 6월 2일 서울 강남 금융결제원에서 열린 창립 34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금융결제원]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김학수 금융결제원 원장이 창립 34주년을 맞아 오픈 파이낸스 시대에 혁신 금융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금결원에 독과점 지위를 내려놓게 됐지만 그동안 쌓아 온 신뢰를 기반으로 금융인증센터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수 원장은 2일 서울 강남 금융결제원에서 열린 창립 34주년 기념식에서 “인증분야와 관련해 지난달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이제 우리는 독과점적 지위를 내려놓고 시장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자리에 섰다”며 “그러나 인증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금결원이 지난 20여년 간 맺어온 신뢰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금융인증센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도입된 공인인증서는 전자정부 서비스, 인터넷 뱅킹 등 온라인 서비스에서 신원을 확인하는데 활용됐다. 그러나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를 폐지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공인인증서는 그대로 사용되지만 다른 인증들과 경쟁을 하게 된 상황이다. 공인인증서는 금융결제원의 주요 사업 분야 중 하나였다. 김학수 원장은 이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인증기관으로서 책임성을 강화하고 분산ID 등 신기술을 활용한 오픈인증 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인증 기술을 적극적으로 선보여 기존 고객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새로운 활로 개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만간 금결원은 신용정보법상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이 예상된다”며 “이런 법적 지위를 기반으로 금융결제정보를 개방하고 활용함으로써 금융회사들의 신규 서비스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오픈뱅킹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뜻도 밝혔다. 그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계좌통합관리에 인증기능을 접목하고 이를 오픈 응용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 통합 포털을 통해 하나의 채널로 엮어낸다면 금융결제원은 머지않아 오픈 파이낸스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원장은 “오픈 파이낸스를 통해서 금융회사들이 업권별 칸막이 내에서 경쟁하던 기존의 질서는 물러가고 무한경쟁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금결원은 이런 변화과정에서 때로는 촉진자로서 때로는 페이스메이커 혹은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여러분들이 담당하는 직무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의 비전은 ‘오픈 파이낸스의 중심’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여러 분 소속 조직의 목표를 금결원 비전에 일치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금결원이 시험대에 올라있다고 정의했다. 그는 “뱅킹 개방에 이은 데이터 개방이라는 금융 산업의 새로운 아젠다가 이미 등장했다. 우리가 20여년 간 운영해 왔던 공인인증 서비스도 이제 시장의 시험대에 섰다. 우리가 설립 이래 맡고 있는 결제시스템에도 혁명적 변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며 “금결원이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함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응하는 지혜를 다시 발휘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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