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일대 우리은행 지점. 복장 자율화로 변해진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고정훈]
서울 강남구 일대 우리은행 지점. 복장 자율화로 변해진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고정훈]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우리은행이 딱딱한 유니폼을 버리고 전 직원의 복장을 완전 자율화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 시대가 빠르게 변화를 촉구하면서 금융권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우리은행 전 직원의 자율복장이 시행됐다. '고객 응대에 적합한 복장과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단정한 복장 착용'이라는 단서가 붙긴 하지만, 일선 지점에선 한결 편안해졌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일대 우리은행 지점을 돌아본 결과, 창구직 직원들도 유니폼을 벗고 사복차림으로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무늬가 없는 티셔츠를 입거나 셔츠를 입는 등 모습도 다양했다. 

한 우리은행 창구직원은 “단정한 복장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고민도 됐는데, 다들 편하게 입고 온 것 같다”며 “그동안 유니폼과 구두를 신으면 답답함이 있었는데, 이 부분도 사라졌다. 생각외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은행권은 다른 업종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직까지도 일부 은행에서는 정장 착용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은행업 특성상 고객에게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신뢰감을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행원급 여직원이 입는 유니폼은 주된 논란거리 중 하나였다. 창구 업무를 맡는 대리급 이하 여직원에게만 유니폼 착용이 의무화 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2018년 KB국민은행이 여직원들의 유니폼 폐지를 결정했고 다음해에는 신한은행이 여직원들의 사복차림을 허용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전 직원 자율 복장화가 다른 은행으로 번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다른 업종들도 자율 복장화를 시도하고 있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외에는 아직 복장 자율화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이를 받아들이는 은행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복장 자율화는 지난 3월 취임한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추진한 '제로베이스 혁신' 일환으로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개선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에 대해 권 행장은 "포스트 코로나로 대변되는 언택트, 디지털화 등 빠르게 변하는 시대 흐름과 세대 변화에 발맞추고 은행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복장을 자율화하기로 했다"며 "단순히 옷을 자유롭게 입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인 은행으로 탈바꿈하는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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