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AI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개발 중에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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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AI(인공지능)가 금융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기존 단조로운 업무를 담당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직접상담과 불완전판매, 금융사기 예방 업무까지 AI가 담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AI가 금융 업무의 상당수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에서 AI 기술 활용은 투자 상품 추천이나 자산관리 수준에 그쳤다. 사용자가 정한 설정에 따라 비교적 오류 없이 행할 수 있는 작업만 AI가 대신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신한은행이 얼마 전 선보인 AI음성봇 ‘쏠리’는 고객 전화 문의를 즉각 응대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개인정보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에 맞는 상담 직원으로 연결한다. 이때 고객은 한번 말했던 내용을 다시 한번 말할 필요가 없다. 이미 상담사에게 필요한 내용은 전달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AI음성봇의 도입으로 상담 연결시간은 기존 2~3분에서 40초 정도로 단축됐다. 향후 신한은행은 녹취 분석 시스템과 AI상담으로 축적된 데이터 등을 통해 AI와 IoT, 클라우드 등이 결합된 상담센터인 ‘AI컨택트센터’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AI 기술과 축적된 전기통신금융사기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금융사기 피해 내역 제공과 함께 통화나 문자 내용상 사기 의심 사례 등이 감지됐을 때 이를 사용자와 주거래 은행에게 통보하고, 나아가 자금이체 및 대출을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에 사용자 모르게 깔린 ‘악성 피싱앱’도 적발이 가능하다.

해외금리파생결합상품(DLF) 사태나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등과 같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감시 기능도 갖췄다. AI가 고객상담 녹취를 분석해 고객의 이해가 부족하거나, 설명이 누락된 부분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고객이 계약서에 작성한 내용 중 잘못 기재된 부분을 집어내고, 직원 안내가 적절했는지도 가려낸다.    

향후 AI 기술은 금융권 전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KB국민은행의 경우 은행 내 183개 업무에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통한 업무 자동화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본부부서와 영업점은 각각 연간 47만, 78만시간의 업무량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소상공인들의 세무신고를 도와주는 시스템과 은행창구 혼잡도를 미리 파악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도 올해 중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첨단 기술을 금융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며 "아직까지는 보조 역할의 성격이 강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다양한 업무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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