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산 DBMS 업체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티맥스소프트가 지난해 산자부와 행자부에 연이어 공급했고, 큐브리드도 NHN과 SKT 등과 손잡고 DBMS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알티베이스도 하이브리드 DBMS로 오라클 DBMS의 대체용 제품으로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다. 희박해 보이던 국산 DBMS 업체들의 시장공략에 희망의 틈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국내 IT 시장에서 국산업체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면서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국산 업체 사장이나 관계자들로부터 흔히 듣게 되는 볼멘소리다. 하지만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국산 DBMS 업체들만큼은 느끼는 바가 다르다.

최근 국산 DBMS 업체 3사가 외산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국내 DB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국내 DBMS 시장은 2600억원 정도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데, 오라클ㆍIBMㆍMS 등이 9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외산업체들이 절대적인 주도권을 잡고 있다. 때문에 국내 DB 업계에서는 국산 업체들이 오히려 이방인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들이 외산업체들의 이 같은 독주체제에 반기를 들고 ’DB 독립운동’을 선언,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국내 DB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오라클을 향해 무한 도전을 외치고 있다.

사실 국산 업체들이 느끼는 외산 업체들의 장벽은 예나 지금이나 높긴 마찬가지다. 어떻게 보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비유될 정도로 국내 DB 시장에서 외산 업체들과 정면 승부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시장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정부에서 외산 업체들의 과도한 유지보수료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공공기관의 DB를 다양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또한 그동안 선택의 여지없이 외산 DB만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사용자들도 국산 DB의 출현에 내심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국산 DBMS 업체들, ‘거침없이 하이킥’

이런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 한껏 달아오른 국산 DB 업체들이 최근 연이어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 알티베이스, 티맥스소프트, 큐브리드 3인방을 들 수 있다. 이들이 지난해 달성한 성과만 미뤄 보더라도 올해 시장 또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알티베이스는 지난해 통신 분야에서 또 한번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초 LG텔레콤의 대용량 콘텐츠DB와 하나로텔레콤의 개방형 서비스 관련 DB 구축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뿐만 아니라 9월에는 KT의 통합구매용 MM DBMS(Main Memory DBMS) 사업자로 선정돼 향후 1년간 KT내 모든 현업 부서에 발생하는 MM DBMS 수요에 대한 공급권을 획득한 상태다.

최근에는 MM DBMS와 DR DBMS(Disk Resident DBMS)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DBMS인 ’알티베이스5.0’을 내놓으면서 기존의 틈새 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알티베이스 김기완 사장은 “고성능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모두 만족시켜주는 DBMS로는 업계에서 유일하다”며, “고객의 환경이나 필요에 따라 MMDBMS 전용, DRDBMS 전용, 하이브리드 DBMS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올해 목표 매출 170억원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큐브리드도 인터넷 시장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큐브리드는 지난 2006년 5월부터 라이선스 정책을 전격 전환해 무료로 자사의 DBMS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점이 큐브리드로선 새로운 터닝 포인트였다. 그 당시 NHN이 자체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 운 좋게 큐브리드에게 공동 개발의 기회가 온 것이다.

큐브리드는 지난 1월 7일 NHN과 공동으로 추진한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용 DBMS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큐브리드 정병주 차장은 “현재 공동 개발한 DBMS가 10여개의 서비스에 적용 중에 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총 120여 가지로 아직 10% 정도에만 적용돼 있다. 올해는 신규 서비스의 50%를 대체하고, 내년까지 100% 모두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큐브리드는 지난해 SKT와도 손을 잡았다. 대용량 데이터베이스(DB) 처리를 위한 ‘큐브리드 클러스터 DBMS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정병주 차장은 “지난해 4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 더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매출에 연연하기 보다는 개발자를 늘이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2010년까지 전체 시장에서 개발자 40%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티맥스소프트도 지난해 말에 선보인 ‘티베로3.0’를 통해 DBMS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 GS인증을 획득하면서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등 의미 있는 사례들을 확보하며 신고식을 마쳤다. 올해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더 많은 사례를 확보해 나갈 계획으로 올해 DBMS 제품만으로 1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정했다.

티맥스소프트 이강만 상무는 “시장점유율과 인지도에는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올해는 티베로의 성능과 신뢰성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서울과 지방에서 여러 차례 세미나를 계획 중이며, 마이크로사이트, 웹세미나 등 온라인상으로도 고객과 거리를 좁힘으로써 티베로의 제품 인지도와 우수한 성능 등을 널리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라클의 장단점 잘 알고 있다

이들 국산 DBMS 3인방은 자사 제품의 강점도 잘 알고 있지만 약점도 잘 파악하고 있다. 특히 지난 수 십년간 전세계 시장을 독차지 해온 오라클과 비교해서는 아직도 많은 점들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단숨에 삼킬만한 시장도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적으로 성능과 기능 개선 그리고 서비스에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무엇보다 국내 환경을 고려해 고객들의 입맛에 맞게끔 DBMS를 개발해 나간다는 것이다.

한 업체관계자는 “오라클이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고객들이 활용하는 기능은 10%도 되지 않는다”며, “굳이 쓰지도 않을 기능으로 제품을 무겁게 하기 보다는 활용도가 높은 기능만을 추려서 가볍게 만드는 전략이 오히려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최근 국산 DBMS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들의 성능과 기능이 몇 년전과 비교해 봐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티맥스소프트와 알티베이스의 경우 아예 오라클을 타깃으로 해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저하게 오라클 제품과 호환하고 이를 대체하는 제품을 목표로 개발했으며, ‘오라클 DB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어요’를 외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티베로 1.0을 발표할 당시엔 차마 DBMS라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오라클과 견주어 봤을 때 크게 뛰어난 점도 없지만 크게 뒤떨어지는 부분도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티맥스소프트는 고가용성을 보장하는 대표적 기술 중의 하나인 RAC(리얼 애플리케이션 클러스터링) 기술을 개발 중에 있으며, 올 연말 출시될 ‘티베로 4.0’에 이 기능까지 제공해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알티베이스 역시 하이브리드 DBMS 최신 버전인 ’알티베이스5’를 출시하며 ’리얼 얼터너티브(진정한 대안) DBMS’로 표방하고 있다. MM DBMS라는 틈새 시장용 DBMS가 아닌 이제 범용시장에서 오라클의 대안으로 나서겠다는 목표다. 이미 국내 대표 통신업체 6군데를 모두 장기 고객으로 확보한 하면서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황이다. 알티베이스 김기완 사장은 “시장 점유율 10%를 넘으면 오라클 DBMS의 대안으로 충분히 자리 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큐브리드 또한 NHN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 ‘네이버 전용’이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에 최적화된 서비스와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관련 시장 확대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개발자들 반응, 아직은 ‘뜨뜻미지근’

업계에서는 아무리 국산 DBMS가 저렴하고 안전성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쉽게 국산 DBMS로 전환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미 운영 인력부터 개발 등 ‘오라클화’된 시스템 운영 조직을 바꾸기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자들의 경우 그동안 잘 활용해 오던 오라클 DB나 마이 SQL, MS SQL 등이 아닌 국산 DBMS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 교육을 거쳐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다.

H 기업의 한 개발자의 경우 “개발자들 대부분이 자기가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스킬을 더 늘이려고 하지, 새로이 또 다른 프로그램을 배우려 하진 않는 경향이 있다”며, “전사적으로 기업 자체 내에서 국산 DBMS 사용을 강요하지 않는 한 개발자들이 움직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개발자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국산 업체들도 최대한 외산 제품들과 사용하는데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DBMS가 SQL 표준을 쓰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있어 큰 차이가 없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개발자의 입장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M 기업의 한 개발자는 “개발자들의 경우 보통 프로그램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DBMS 설치부터 시작해 시스템 권한부여, 백업이나 복구 등의 작업도 가끔씩 하기 때문에 별도의 교육이 필수적으로 따른다”며, “굳이 국산 DBMS를 배워나가면서 프로젝트들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개발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발자의 경우 “국산 DBMS라 해서 크게 어렵진 않겠지만 친숙도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또한 외산 업체들의 경우 관리 툴에 대한 지원이 다양하고 확실한 만큼 국산 업체들도 이 부분에 대한 지원에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 개발자들의 입장도 업체들은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다. 큐브리드의 경우도 장기적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자 확보라고 판단하고 무료로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1년 반만에 2만건의 다운로드 건수가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월 평균 2000건을 웃돌고 있다고 한다.

큐브리드 정병주 차장은 “DBMS 시장에 프로젝트성 SI 영업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2010년까지 카피 수로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DBMS의 선택권은 개발자 보다는 기업의 전산기획팀이나 프로젝트 매니저(PM) 등 실무자들에게 있다. 이들이 DBMS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비용 절감’에 대한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탈오라클’을 외치는 곳도 있어 국산 DBMS가 하나의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많다.

특히 독자적인 멀티-쓰레드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측은 자체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오라클에 비해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비용 등에서 최대 30%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이강만 상무는 “제품 라이선스는 물론 유지보수, 기술지원, 교육 등의 서비스가 외산 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대용량 DBMS의 다양한 기능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며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품 업그레이드는 물론 협력사 및 ISV와의 연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DBMS 1위 업체인 오라클의 넘보는 곳은 국산 업체들 뿐만이 아니다. 외산 업체들도 오라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 MS ․ IBM ․ 사이베이스도 오라클 윈백 사례 노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나 한국IBM, 한국사이베이스 등의 경우 가격 경쟁력과 함께 오라클 DBMS 마이그레이션 지원 툴 킷을 개발해 윈백 사례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IBM의 경우 마이그레이션 지원 서비스 인력을 대거 확충해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윈백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공 시장에는 특화된 가격을 통해 시장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한국전력의 배전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오라클 윈백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했으며, 특히 올해는 새로운 서버 운영체제인 ’윈도우 서버 2008’을 오는 3월에 출시할 계획이고, MS SQL 2008 버전도 하반기에 판매됨에 따라 보다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사이베이스도 오라클의 핵심 기능으로 간주됐던 RAC 기능을 지난해 12월말에 출시했고, 곧 국내에서 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으로 시장 확대에 보다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DBMS를 용도별로 구분해 각 업무 성격에 맞게 별로도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미있는 사이트 확보에 온힘을 쏟고 있다.

한국사이베이스 김태영 사장은 “올해는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트랜젝션이 적은 공공기관과 SMB 시장을 타깃으로 한 SQL 애니웨어(Anywhere)를 바탕으로 국내 중견기업의 영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올해 DBMS분야에서 지난해 대비 20%이상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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