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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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경제 전환이 속도를 내면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등장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는 미국이 CBDC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위안화의 입지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정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 속 미국과 중국의 대외적 접근 및 향후 전망'을 통해 이같이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창궐로 비접촉 방식의 경제활동이 확대되고 있다"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발행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BDC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디지털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화폐다. 중앙 정부의 관리가 따르고 법정화폐 단위를 쓴다는 점 등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민간 가상자산(암호화폐)과 다른 점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 CBDC 추진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스웨덴은 이미 개념 검증을 마치고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 '리브라'의 도전이 있자 올해 안에 디지털 위안화를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비접촉 거래가 확산하면 CBDC 발행은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CBDC를 두고 미국은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앞서가면서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적 입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인 일대일로 국가들과 코로나 사태를 통해 중국 보건 외교의 혜택을 입은 국가들은 디지털 위안화의 사용을 희망할 수 있다"며 "이들 국가가 디지털 위안화로 무역 결제와 국가 간 송금을 확대하면 위안화의 입지는 급속히 강화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위안화의 입지 강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개방성과 투명성이 우선 높아져야 한다는 관측이다. 김 연구위원은 "디지털 위안화를 쓰면 모든 지급결제 정보는 인민은행으로 집중된다"며 "중국이 개방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면 위안화는 더 많은 국가가 사용하고 더 큰 국제통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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