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토요타자동차는 1997년 처음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20여년이 지난 올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카 누적판매대수는 1500만대를 돌파하며 하이브리드 대표 브랜드임을 공고히 했다. 2014년 말에는 미라이를 출시하며 수소전기차(FCEV)를 미래차, 친환경차 전략의 한 축으로 내세웠다.

렉서스 전기차 UX300e
렉서스 전기차 UX300e

상대적으로 배터리 전기차(BEV)에 대한 투자는 소극적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시장에 한해 라브4 EV를 판매하는 등 시범적으로 전기차를 내놓았을 뿐이다. 테슬라와 합작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개량해서 만든 라브4 EV는 2014년까지 3년간 2000대 남짓 생산하는데 그쳤다.

토요타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이 닛산, 현대 등은 전기차시장에 뛰어들었고 전기차 수요 증가는 토요타의 예측을 앞질렀다. 특히 유럽과 중국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 무시못할 미국 시장 전기차 수요 등이 결국 토요타로 하여금 전기차 라인업의 필요성을 인정하게끔 만들었다.

지난해 토요타는 2030년까지 전세계 판매 차량의 절반을 전동화 차량으로 채우겠다는 기존 계획을 5년 앞당기기로 했다. 2025년에 하이브리드카 450만대 등 550만대의 전동화 차량을 판매한다는 것. 나머지 100만대는 BEV와 FCEV가 채우게 된다.

기존 라인업에 BEV가 없었던 토요타는 당장 올해부터 순수 전기차 출시를 시작한다. 중국에서는 C-HR과 형제차 ‘IZOA’의 전기차 버전을 현지 생산해 판매하고 유럽에는 렉서스 UX의 전기차 버전을 내놓는다. 이들은 기존 소형 SUV를 개량한 파생 전기차들이다.

렉서스 UX300e 전기차의 경우 최고출력 204마력을 내고 1회충전으로 400km(NEDC기준. WLTP 환산 시 300km 남짓)를 주행할 수 있다. 유럽에선 10년/100만km 배터리 보증을 내걸었다.

일본 시장에는 경차보다 작은 2인승 초소형 전기차를 내놓는다. 주행가능거리가 100km 정도다.

토요타의 전기차 전략
토요타의 전기차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콘셉트 모델들

토요타의 전기차 계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모듈형 플랫폼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의 전기 버전을 기반으로 한 6개 글로벌 모델을 포함, 2020년대 초에 전 세계적으로 최소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개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는다. 스바루, 스즈키, 마쓰다, 다이하쓰와 협력해 소형 SUV, 중형 SUV등 다양한 전기차를 만든다. 토요타 e-TNGA 플랫폼은 굴림방식이나 크기 등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 크로스오버, 대형 SUV, 세단, MPV등 각종 차량에 대응할 수 있다. 차량 개발뿐 아니라 판매, 대여, 공유, 중고차, 배터리 재사용, 재활용 등 제품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협력을 모색 중이다.

당초 올여름 도쿄올림픽 개최시기에 맞춰 전고체배터리를 공개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기존 배터리보다 가볍고 강력하며 안전해 전기차 대중화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기술이다.

과거에 비해 전기차쪽으로 무게가 많이 실리긴 했으나 토요타가 하이브리드를 소홀히 하려는 것은 아니다. 2025년까지 토요타와 렉서스 모든 모델에 전동화 모델을 갖출 계획이다. 지난 18일(현지 기준)에는 미국 시장 미니밴 시에나와 SUV 벤자를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공개했다.

그동안 프리우스 외의 북미시장 토요타차는 하이브리드를 옵션으로만 마련했지만 최근 시장에서 최신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력으로 자리잡은 데 힘입어 하이브리드에 힘을 싣기로 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는 라브4 하이브리드가 프리우스보다 2만3000대나 더 팔렸다. 단순히 연비가 좋은 것뿐 아니라 전기모터 보조 덕분에 가속 반응이 뛰어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한편 2019년 토요타의 유럽 판매량에서는 하이브리드가 52%(서유럽에서는 6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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