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마이데이터의 시장 침투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은행권이 바빠졌다. 주요 은행마다 방식은 다소 다르지만 선제 대응에 나서면 벌써부터 주도권 경쟁에 들어간 모습이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주체인 개인이 자신의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이를 신용·자산관리 등의 부문에 개방하는 것을 뜻한다. 제3자 기업이 은행·보험·카드사 등 금융회사에 저장된 고객 신용정보를 끌어모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18일 'IBK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전략 수립' 입찰 공고를 내고 자문용역 업체 선정에 돌입했다. 올 8월부로 개정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서 마이데이터 산업이 신설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대응 전략과 세부 추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주요 연구 사항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전략 수립, IBK기업은행의 역량 진단, 마이데이터 사업모델과 핵심 서비스 제안, 사업추진 전략과 실행방안 마련, 국내·외 시장 현황과 사례 검토 등이다.
다른 은행들도 곧 본격화할 마이데이터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데이터 거래에 협조면서 데이터 판매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은행권 최초로 금융 데이터거래소에 데이터 제공사로 참여한 것이다. 금융 데이터거래소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비식별정보를 거래하도록 중개하는 시스템이다. 거래소 참여를 위해 신한은행은 거래고객 2500만명과 입출금 거래정보 월 3억건 가량을 활용해 지역단위의 소득, 지출, 금융자산 정보를 개발했다.
핀테크업체와의 협력도 신한은행이 고려하는 선택지 중 하나다. 지난 18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핀테크업체인 더존비즈온을 방문했다. 앞서 더존비즈온의 IB 거래를 주선한 신한금융투자가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핵심 기술력을 더존비즈온이 갖고 있다고 보고 조 회장에 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견학 수준의 방문이었으므로 양사의 사업 협력을 논하긴 어렵다"면서도 "조 회장이 은행에 접목할 수 있는 여러 기술적인 지점들과 관련해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데이터 개방을 위한 사전작업에 나선 곳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초 빅데이터 플랫폼과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를 합쳐 '하이브리드 데이터웨어하우스(DW) 아키텍처'를 구축했다. 기존 데이터 저장소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얹은 것은 은행권 첫 시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구축으로 데이터 개방과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 마이데이터 사업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14일부터 금융위가 마이데이터 관련 사전 수요조사를 받고 있어 관련 채비로 바쁘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 1월 '농협금융 마이데이터 대응전략 수립 자문용역' 입찰 공고를 낸 바 있다. 지주 관계자는 "현재도 자문용역이 진행 중이다"며 "금융당국의 절차를 따라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 잘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에 기반한 데이터 결합과 공유가 필수가 됐기 때문에 금융사들도 자체 시스템 고도화나 핀테크 출자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속도전이 아닌 만큼 각 은행들은 하반기에도 연구와 자문 등 사전 준비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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