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굴지의 글로벌 업체라 하더라도 정착하기에 까다로운 시장으로 유명하다. 특히 국내에 들어온 유럽 IT 업체들의 경우 기업 문화에서부터 시장 환경 자체가 너무나 달라 지사 철수설이 수시로 회자될 뿐 아니라 늘 미국 업체들에 가려져 왔다.

이처럼 유럽의 업체로서는 뿌리내리기에 더욱 척박한 한국 시장에서 다쏘시스템코리아가 올해로 10돌을 맞았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쏘시스템코리아에게 이 ‘10년’이라는 기간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특히 불모지와 같은 국내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장에서 10년이란 세월 동안 업계를 진두지휘해 온 다쏘시스템코리아로선 더욱 감회가 새롭다. 지난달 말 다쏘시스템코리아는 1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직원 및 협력사 관계자들은 지난 10년동안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선진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으로, 앞으로 10년도 책임지겠다는 의무감으로 부풀어 있었다.

다쏘시스템코리아는 10년 전 불과 7명으로 시작했다. 당시엔 한국IBM의 영업을 위한 기술지원센터로 설립됐다. 지금은 10년 만에 10배로 확장된 70명의 영업 조직으로 굳건히 성장했다.

고객 수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들이 열혈고객이다. 최근에는 종소 기업까지 고객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설립 첫 해부터 매년 평균 두 자릿수의 성장을 거듭해왔으며. 지난해는 8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고객수만 해도 1000여개 이상에 이른다.

특히 다쏘시스템코리아는 국내에 PLM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부터 시작해 수백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을 만들기까지 관련 업체 가운데 가장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그동안 다쏘시스템코리아를 통해 배출된 후학들이 PLM 업계 전문가로 널리 활동하고 있는 것도 자랑 거리 중의 하나다. 업계에서 다쏘시스템코리아가 ‘PLM 사관학교’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PLM 사관학교 ‘다쏘’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면서 ‘PLM 시장의 선도 업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사용자 중심의 3차원(3D) 업체로의 변신하겠다’는 앞으로의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 10년간 'PLM'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전파하고 시장을 이끌어왔던 다쏘시스템은 이제 ‘제품’에서 ‘사용자’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가교역할로 ‘3D’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의 10년은 '3D의 대중화'를 위해 뛰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IBM과도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고 온전한 영업 조직으로서의 독립을 선언했다. 처음 설립 당시 기술지원의 역할이 컸기 때문에 한동안 영업과 마케팅을 하기 위한 조직으로의 변신이 어려웠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등에서 직접적으로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오면서부터 다쏘시스템코리아도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IBM이 영업과 마케팅을 해왔기 때문에 한국IBM을 통해서만 모든 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다쏘시스템의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자연스레 다쏘시스템코리아도 영업 조직으로서의 모습으로 진화해 왔다.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사장은 “지난 10년간 지금까지 점진적으로 영업 조직으로의 모양새를 갖춰온 셈”이라며, “지난해 IBM과의 역할 분담도 확실해 지면서 이제는 완전한 영업 지사로의 성격을 갖췄다. 현재 전국 채널 영업망도 18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기업군은 IBM이 오너십을 가지고 영업을 진행하고, 그 외 나머지 시장은 모두 다쏘시스템코리아가 직접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제 3D 업체로 불러주세요”

 

다쏘시스템코리아가 10년차를 맞이하면서 지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을 수장으로 임명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조영빈 사장이다.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한국 지사장의 명함을 달게 된 그는 지사 설립 초기 멤버이자 다쏘시스템코리아가 첫 직장인 정통 ‘다쏘맨’이다. 그가 한국 지사장으로서 첫 번째 임무는 바로 다쏘시스템코리아의 새로운 비전으로 ‘3D'를 널리 알리는 일이다.

조영빈 사장은 “PLM은 전체 제품의 생명 주기를 관리하는 것으로 제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제 주최자가 바뀌었다. ‘고객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고객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쏘는 모든 컨텐츠를 3D로 만들어 고객의 참여와 반응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제품 생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한 사진과 동영상 등의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가 제품을 판단하고 구매하는 것이 아닌 직접 조작해보고 체험해본 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살아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향후 3D가 이런 고객와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다쏘시스템코리아는 그동안 브랜드별로 비교하며 시장 접근해 왔던 전략을 수정했다. 이제는 이들을 모두 묶어 같은 인프라스트럭처 위에 하나의 비전과 미션으로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러한 역할의 중심에 ‘3D’가 있다.

현재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자사의 각 브랜드를 3계층의 피라미드 형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가장 밑단에는 PLM 제품 브랜드인 카티아, 델미아, 시뮬리아 등을 놓고, 그 윗단으로 협업 환경을 지원하는 에노비아를, 그리고 최상위단에는 최근에 출시한 온라인 3D 협업 솔루션인 3디비아를 구성해 하나의 통합된 솔루션의 모양새를 갖춰놓고 있다.

특히 3디비아의 경우 다쏘시스템의 이런 3D 비전을 가장 잘 구현한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 자동차나 핸드폰 등 각종 제품들을 3차원 입체 영상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독창적인 제품으로 디자인을 수정, 변경할 수 있는 온라인 3D 협업 솔루션이다.

조 사장은 “3디비아는 다른 경쟁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개념의 솔루션으로 지난해 출시하자마자 국내 기업 40여 군데서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며, “올해 전체 매출 3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조선업 등 신규 시장 개척에 총력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올해 새로운 비전 제시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다. 아직까지도 다쏘시스템이라고 하면 3D 가상 설계제품인 카티아(CATIA)만 떠올린다. 하지만 다소시스템은 카티아 말고도 5개의 제품 브랜드가 더 있다. 올해는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정보 전달에 주력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올해 신규 시장 개척에 온 열정을 쏟을 예정이다. 그동안 자동차나 비행기 등 제조업과 전기, 전자 업계에서 활용도가 높았지만 다른 시장으로도 충분히 활로 개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건축과 조선 업계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조영빈 사장은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스타디움을 비롯해 유럽, 미국 등 유명한 건축물들이 대부분 다쏘시스템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건축과 조선 산업에 자연친화적인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영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는 양보다 질적으로 성장하는 한해이고 싶다”며, “기존 고객들에게 다쏘시스템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고 3D 업체로의 변신을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다쏘시스템코리아를 이끄는 사람들

 

조영빈 사장은 지난 1997년 다쏘시스템코리아가 한국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부터 함께해온 설립초기 멤버다. 그는 재무팀 매니저로서 ‘다쏘맨’의 첫 테이프를 끊었고 이후 중국 비즈니스와 PLM Value 채널 총괄 상무 등을 거쳐 지난해 10월 다쏘시스템코리아 지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10년간 다쏘시스템코리아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그는 지난해 중견 중소기업 시장을 위한 다중 채널 정책인 CMP(Channel Management Provider)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중견, 중소기업 시장에서의 신규 매출을 80% 이상 성장시키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설립초기와 비교해 직원 수가 10배로 커졌고 매출도 매년 두 자릿 수 이상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다쏘시스템코리아가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 까지는 수많은 임직원들의 노력과 함께 핵심 수장으로 꼽히는 3인방의 역할이 컸다.

조영빈 사장에게 바통을 이어준 삼손 카우 전 지사장은 그 중 한명이다. 2006년 1월부터 다쏘시스템코리아 지사장으로 선임되어 지난해 10월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다쏘시스템코리아를 이끌어온 사람이다. 그는 PLM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게 받아들이던 국내 시장에서 PLM에 대한 인지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대기업과 중견 기업 등의 잠재 고객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현재 그는 유럽지역 비즈니스를 담당하면서 한국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의 자문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핵심 인물로는 다쏘시스템코리아를 설립한 크리스챤 나닌 다쏘시스템 아태지역 사장을 들 수 있다. 국내 설립 당시 IMF로 인해 시장 상황이 크게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성장을 잠재력을 높이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다쏘시스템 아태 지역의 영업을 총괄하며 아시아 지역 제조 업계를 대상으로 PLM 중심의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국내 비즈니스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쏘시스템코리아 이장희 상무는 조영빈 사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현재 그는 서비스팀을 이끌며 카티아와 에노비아 매트릭스원 등 국내 제공되는 PLM 솔루션에 대한 사후 고객관리 및 교육에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또한 다쏘시스템코리아의 주요 고객 관리와 새로운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조영빈 사장과 함께 다쏘시스템코리아의 ‘비전’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다쏘시스템은 어떤 회사?

 

3D PLM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업체인 다쏘시스템은 80여 개국 10만여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1981년 이래 3D 소프트웨어 시장의 개척자로서 제품 컨셉에서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반적인 제품 수명주기 전 과정에 걸쳐 산업 프로세스와 3D 비전을 제공하고 있다. 다쏘시스템의 제품으로는 가상제품 설계를 위한 카티아(CATIA), 3D 공학 설계용 솔리드웍스(SolidWorks), 가상 생산용 델미아(DELMIA), 가상 테스트용 시뮬리아(SIMULIA), 글로벌 협업 제품 수명주기 관리용 에노비아(ENOVIA), 온라인으로 실생활과 비슷한 3D 경험을 할 수 있는 3디비아(3DVIA)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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