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가 온다⑤]‘영원한 고객’ 위한 ‘최적가’ 찾아야 성공
[구독경제가 온다⑤]‘영원한 고객’ 위한 ‘최적가’ 찾아야 성공
  • 이승훈 뉴플라이트 전략총괄 대표
  • 승인 2020.05.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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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의 구독경제 이야기 #5
구독에서 가격이란 어떤 의미일까?

넷플릭스의 ‘프리미엄 요금제’(1만4500원)를 선택하면 4개의 계정을 쓸 수 있다. 나의 경우 가족 3명이 하나씩 나눠 갖고 부모님께 하나를 드렸다. 넷플릭스 콘텐츠의 만족도에 따라 개인마다 판단이 다르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 가격은 아주 싸게 느껴진다.

그동안 거의 TV를 시청하지 않던 필자도 이제는 매일 저녁 한시간 정도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어떤 근거에서 이 가격을 책정했을까?

지난해 페이스북에 이어 글로벌 OTT 사업자 넷플릭스도 국내 ISP 중 하나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대가 분쟁에 들어갔다. (사진=플리커)
(사진=플리커)

일정한 돈을 내면 ‘무제한 이용’이란 개념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 원가 등에 대한 계산에 근거해 요금이 정해졌다. 유명한 독일의 열차요금은 이용도에 따라 요금을 차등한다.

일년간 열차를 얼마나 타는지에 따라 25%나 50% 할인, 또는 무제한 탑승권 중에서 선택해 살 수 있다. 이는 소비자의 지불의사를 감안해 요금을 산출한 것으로, 소비자는 자신의 여행계획을 감안해 옵션을 검토해 요금제를 택해야 한다.

이 같은 규칙이 적용되는 구독 요금제는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구독의 요금, 즉 가격책정은 이전의 합리성과는 좀 거리가 있다.

독일의 구독형 열차카드 반

이전의 규칙대로라면 터무니없다고 할 만큼 대부분 매우 낮은 가격이 매겨진다. 그 이유는 구독의 목적이 과거 ‘서비스의 정기적 제공’이라는 관점에서 ‘고객과의 영원한 관계 형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무제한 시청을 보장하는 넷플릭스의 가격은 보다 많은 콘텐츠 소비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접촉이 보다 빈번해지고 해당 고객이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즉 고객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고객의 서비스 이탈 가능성을 낮춰주는 것이다.

낮은 가격은 더 많은 고객확보는 물론 고객의 유지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기에다 고객의 취향을 모으면 어떤 콘텐츠의 제공이 더 많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알게 된다. 무작정 인기 있는 콘텐츠가 아니라 효율 높은 콘텐츠의 구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오피스를 박스에 넣어 팔지 않는다. 온라인 구독의 형태로 판매되는 오피스365는 6개 계정 사용가격이 월 만원이다. 여기에 각 계정마다 1TB(테라바이트)의 클라우드 공간을 보너스로 제공한다. 과거 수십만원에 달했던 오피스가 업그레이드와 기술 서비스를 받으면서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격이 계정당 월 2000원이 미만이다.

여기에 1TB 공간까지 이용할 수 있으니 월 3000원에 구글드라이브 200GB(기가바이트)를 쓰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 역시 어처구니없는 가격이다. 현실적으로 2계정만 사용한다 해도 월 5000원으로 부담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이런 고객을 1.7억명을 보유하고 있고 어쩌면 영원히 마소를 떠나지 않을 이 고객에게 무언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 될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 홈페이지 갈무리.

연간 119달러인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의 가격은 어떤가. 익일배송과 신선식품의 2시간 무료배송을 월 10달러 수준에 제공하고 여기에 무료 음악, 영상, 책, 게임 등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이처럼 파격적인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구독상품 가격을 보면 이 구독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비정상으로 느껴진다. 이 느낌이 바로 넷플릭스 2억명, 마이크로소프트 1.8억명, 아마존 1.5억명이라는 구독회원을 모은 이유이다.

구독경제를 대표하는 서비스에서 가격은 제공하는 서비스 가치의 합리적인 대가가 아니다. 구독경제의 가격설정에 원가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고객이 영원히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수준이 어디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기본이다. 합리적이지 않은 구독의 가격결정은 구독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때 비로소 선택 가능해진다.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구독을 설계한다면 이는 그저 과거의 합리성에 머물 뿐이다. 높은 가치제공을 통해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새로 나온 구독이라는 사업모델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승훈 가천대학교 교수/뉴플라이트 전략총괄 대표

모니터그룹, 에이티커니, 마케팅랩 등에서 경영컨설턴트로 근무한 후 SK컴즈 싸이월드 사업본부장, 네이트닷컴 본부장, SK텔레콤 인터넷전략본부장, 무선포털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인터파크 대표, CJ그룹 경영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가천대학교 IT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뉴플라이트 전략총괄 대표로 재직 중이다. '플랫폼의 생각법', '중국 플랫폼의 행동방식'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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