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QR코드. (사진=신민경 기자)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소상공인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제로페이는 지난해 1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서비스 활성화에 애를 먹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용자가 폭증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제로페이 민간 운영법인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은 비플제로페이 등 제로페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대규모 동시접속자가 몰릴 것을 대비해 이달 초부터 서버 확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결원은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 운영사인 KT와 금융공동망 운영기관인 금융결제원 등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결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진 동시접속자수가 수천명 단위에 이를 만한 낌새가 없었기 때문에 서버 용량을 적당한 규모로 설정했다. 하지만 올 2월부터 가맹점 수와 결재액이 급증하면서 때아닌 서버 증설 결정을 하게 됐다"며 "비즈플레이의 비플제로페이와 KT 내 서버 엔지니어들과 의논해 빠른 시일 내 서버 증설과 시스템 최적화 작업을 완료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버 증설 결정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소비 양상이 비접촉과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면서 디지털 결제와 온라인 구매를 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정부가 지역화폐 발행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제로페이를 통할 수 있게 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와 지자체 40여개는 지난 3월부터 지역화폐인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서울사랑상품권은 지난달 7월까지 1300억원어치를 팔았다. 할인과 캐시백 혜택을 최대 20% 실은 점이 주효했다. 최대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도 이날부터 제로페이에서 모바일형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구매할 수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 수 추이(왼쪽)와 일평균 결제금액 추이.

그 결과 지난 4월 한달 동안 제로페이 일일 결제실적은 34억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올 1월까지만 해도 4억2500만원에 머물던 일 평균 결제액이 최근 3개월 새 8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가맹점 수도 이달 8일 기준 누적 50만개를 넘어섰다. 불과 4개월 전인 올 1월의 누적 가맹점 수가 33만2500만개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 반등이다. 

많은 수요와 인프라가 제로페이에 집중되자 여론도 긍정적으로 급선회했다.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와 견줄 때 비교적 복잡한 결제 과정과 적은 가맹점 수 등으로 '관제페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최근 들어선 가맹점주와 고객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재테크와 가맹점 관련 커뮤니티에는 "편의점주인데 최근 담배 등을 제로페이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일일 매출이 수십만원 올랐다", "카드가 필요 없는 모바일 결제라 안심되고 매장 주인들도 수수료 부담이 없어 좋아한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할인 받아 사놓았더니 든든하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결원은 이번 재난 상황을 계기로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근주 한결원 원장은 "소비자 편의기능 개선과 소상공인 배려 등에 꾸준한 노력을 쏟았기 때문에 '제로페이의 대중화'가 언젠가 올 것이라 여겼지만 코로나19가 시기를 앞당겼다"며 "이번 서버 증설 이후에도 부지런히 기능과 혜택을 추가해 이용자 폭증에도 오류가 없도록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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