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이사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진=KT)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G 상용화 이후 첫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를 다음달 시작한다. 결과는 7월 발표될 예정으로 누가 첫 1등의 영예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까지 5G 기지국을 가장 많이 설치하는 등 5G 퍼스트 전략을 추진해온 KT가 LTE 품질평가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온 SK텔레콤을 제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올해 1분기 설비투자비(CAPEX)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줄였고, 앞으로도 비용을 통제할 전망이라는 점이 변수로 제기된다. KT의 경우 1분기 CAPEX가 전년 동기 대비 26%나 떨어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가 다음달 초부터 5G 서비스에 대한 통신 품질평가에 나선다. 당초 5G 품질평가는 4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여파 등의 이유로 연기되다 6월 초부터 진행되기로 결정됐다.

과기정통부 통신회계품질기반팀 관계자는 “이용자에게 5G 통신상품 선택 및 이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동통신사의 5G 망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평가를 실시한다”며 “상반기 평가결과는 오는 7월, 하반기 평가결과는 11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예정대로 평가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5G 전국망 구축이 완료된 상태는 아니어서 첫 평가는 서울과 6대 광역시에 우선 진행된다. 정부는 하반기 평가와 내년도 평가에서는 추후 단계적으로 평가지역과 평가대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5G 통신 품질을 상·하반기 두번 나눠 실시 및 발표하는 것은 이통사의 투자가 하반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이를 앞당기려고 한 것”이라며 “이통사 등 민간기업의 경우 11월에 이미 다음해 예산 계획을 설정한다. 연말에 진행했던 품질평가 결과를 이번에 11월로 앞당긴 것은, 정부의 5G 품질평가 결과가 다음해 이통사의 네트워크 투자에 영향을 미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평가 대상은 서울과 6대 광역시의 100여개 곳 또는 개소다. 곳은 일종의 행정동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명동 지역이 하나의 곳이다. 개소는 하나의 건물 등을 칭하는 것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개소의 경우 실제 이용자가 많이 쓰는 장소 중심으로 품질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기한 평가지표는 ▲5G 서비스 제공지역(커버리지) ▲통신품질 ▲5G-LTE 전환율 등이다.

과기정통부 통신회계품질기반팀 관계자는 “5G를 이용하다가 끊기면 LTE로 전환되는데, LTE 전환율이 높아질수록 평가 점수가 낮아진다. 즉 5G가 얼마나 많은 지역에서 서비스되는지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5G-LTE 전환율이 5G 품질의 중요 평가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월 발표되는 첫 5G 품질평가에서는 이동통신3사의 순위가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상반기 2조7000억원 규모로 예정했던 투자 규모를 4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투자비는 지하철과 철도, 백화점, 대학교 등 5G 인프라를 조기 구축하는데 사용된다. LTE 때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각 이통사의 점수가 발표되면서 자연스럽게 순위가 공개됐다.

변수는 이통3사의 실적으로 인한 투자 비용 통제다. 선택약정할인 25% 가입자 증가와 취약계층·노인 요금감면 및 5G 인프라 투자 여파로 이통사들은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 1월 말 ‘5G 통신품질 평가’를 연내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1월에 비해 2, 3월 투자는 증가한 것은 맞지만 KT는 이미 지난해 5G 투자 집행 내역보다 올해 투자 가이던스(기업이 예상하는 실적 등 에 대한 전망치)가 낮은 상황이다. KT의 지난해 CAPEX는 3조2570억원이지만, 올해 CAPEX 가이던스는 3조1000억원이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1월에 투자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에 ‘5G 통신품질 평가’를 연내 실시하기로 발표하는 등 투자 확대를 독려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 효과로 2, 3월에는 투자가 늘어 예년 수준을 보였다”고 전했다.

SK텔레콤과 KT의 1분기 CAPEX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5%, 26.3% 줄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35.3% 늘었다. KT는 올해 1분기 4069억원, SK텔레콤은 3066억원, LG유플러스는 3746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KT는 5521억원, SK텔레콤은 3313억원, LG유플러스는 2768억원을 투자비로 집행했다.

올해 1월 기준 이동통신3사 5G 기지국 준공신고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이 2만8746개, KT가 3만2628개, LG유플러스가 3만1466개를 각각 준공한 것으로 신고했다.

정부가 5G 품질평가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투자 장려인데, 실적이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7월 품질 평가 역시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통신회계품질기반팀 관계자는 “7월 5G 통신 품질 결과의 경우 이통사 순위를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투자가 너무 미진할 경우, 즉 5G 품질이 떨어질 경우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도별 KT CAPEX 집행 내역 (KT IR 자료)
연도별 KT CAPEX 집행 내역 (KT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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