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국산 승용차와 수입 승용차 모두 전년 대비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발이 되어주는 소형 상용차들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현대 포터
현대 포터

생계형 트럭 대명사 현대 포터는 지난해 9만8525대가 팔려 그랜저, 쏘나타에 이은 연간판매 3위를 차지하는 등 내수시장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하지만 지난 4월 판매대수는 7570대로 3월의 9174대보다 17.5%,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20.3%나 줄었다. 덩달아 최근 나온 쏘렌토, 아반떼 등 승용 신차가 월 판매 순위 상위권을 비집고 들어오면서 포터는 2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1~4월 포터의 누적판매 대수 3만2099대도 전년 동기보다 7.4% 떨어진 수치다.

그랜드 스타렉스를 포함한 현대차 소형 상용 4월 판매대수는 1만654대. 3월에 비해서는 11.7%, 전년 동월 대비해서는 22.8% 하락했다.

포터 형제차인 기아 봉고 판매대수는 3월보다 10%,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했다. 4월까지 누적판매 대수는 1만93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5.8% 떨어졌다.

경형 상용차도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의 다마스(밴)와 라보(트럭)는 각각 217대, 244대 팔려 전월 대비 9.2%, 6.5% 떨어졌다. 2019년 동기 대비해서는 하락폭이 더 크다. 다마스는 33.4%, 라보는 24% 감소했다. 4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다마스 910대, 라보 936대로 전년 동기의 1247대, 1241대와 비교된다.

4월 국산차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6.5% 성장한 가운데 소형 상용차 실적이 저조한 것은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택배, 운반 등 생계형으로 애용되는 이들 차량은 경기가 불황일 때 더 잘 팔리는 ‘불황형 자동차’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 2월에는 전체 내수 시장이 전년보다 21.7% 감소, 현대차의 판매도 26.4%나 감소한 가운데 포터 판매는 15.8% 늘어 국내 경기의 불황 기조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상위권을 벗어난 차들의 판매실적을 들여다보면 전월 혹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줄어든 것은 소형 상용차만이 아니다.

신차가 아닌 승용 모델 대부분이 적잖은 하락세를 보였다. 가령 신차 출시 1년을 넘긴 현대 팰리세이드와 쏘나타는 여전히 월 판매 10위권 안에 드는 인기 모델들이지만 4월 실적은 전월 대비 6.7%와 25.8%,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10.8%와 39.1%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중하위권 차종들에서도 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적으로 나아진 수치가 나온 것은 근래 출시된 승용 신차들이 판매순위 상위권을 휩쓸며 타 모델 수요를 흡수하고 각 브랜드 판매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승용차와 달리 경·소형 상용차는 개별소비세가 붙지 않고 모델 수가 적으며 신차도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좀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소형 상용 모델 판촉을 위한 이렇다 할 조건을 내걸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지엠은 이달 다마스와 라보 구입 시 최대 70만원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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