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프라와 관련해선 경쟁사 대비 내세울 게 별로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최근 들어 클라우드쪽 기술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해외 IT전문 미디어인 '프로토콜' 등에 따르면 애플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 받는 기술로 꼽히는 컨테이너 가상화와 이를 관리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인 쿠버네티스를 주특기로 하는 엔지니어들을 다수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의 이 같은 행보는 클라우드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도 나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후문.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기술 인프라 구축에 진지하게 나선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애플이 최근 영입한 클라우드 엔지니어들 중에는 컨테이너 가상화 기술을 개척한 회사로 꼽히는 도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엔지니어 중 1명인 미첼 크로스비도 포함됐다.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미첼 크로스비는 상당한 인지도를 갖춘 인물로 전해진다. 프로토콜에 따르면 미첼 크로스비가 컨테이너 가상화와 관련해 기여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엔지니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AWS 출신인 아룬 굽타도 애플에 둥지를 새로 틀었다. 그는 현재 애플에서 오픈소스 활동들을 이끌고 있다. AWS에서 매니지드 컨테이너 서비스 개발을 담당했던 마크심 파블렌코도 지금은 애플에 와 있다. 구글 출신인 프란세스크 캠포이의 경우 애플에서 쿠버네티스를 담당하고 있다고 프로토콜은 전했다.

애플이 이들 엔지니어를 영입한 배경은 확실치 않다. 그럼에도 올라 오는 구인 공고들을 보면 애플이 내부 소프트웨어 개발팀들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프로토콜은 전했다.

애플은 현재 아이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앱스토어, 앱플 뮤직, 애플TV 플러스 외에 자체 이커머스 사이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를 돌리는 기술 인프라와 관련해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가 운영하는 인프라가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애플 입장에서도 이제 인프라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하드웨어를 넘어 구독형 서비스를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는데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 서비스 경쟁력은 인프라 운영 역량과 비례 함수일 수 밖에 없다.

애플도 나름 몇년 전부터 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해왔다. 2018년말에는 향후 5년간에 걸쳐 데이터센터 구축에 1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외부 회사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도 늘렸다. 애플은 이미 가장 큰 AWS 고객들 중 하나가 됐고 구글과도 클라우드 컴퓨팅 사용 계약을 맺었다.

현재 시점에서 애플이 AWS나 구글처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문가들 영입은 자사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둔 행보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프로토콜도 애플이 운영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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