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개인 사용자를 넘어 기업용 IT 시장(B2B)에서도 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카카오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카카오판 B2B 전략을 이끄는 선봉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지난해 말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들어 KBS, 교보생명 등 유력 회사들과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혁신 제휴를 맺는 등 B2B 시장에서 단기간에 존재감을 확 끌어올렸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전략은 개인 사용자들에게 먹혀들었던 카카오 서비스 경험을 기업 고객들로 확장하는 것이 골자. 기업들도 카카오가 개인 사용자들에게 제공했던 기술들을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협업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얘기다. AI는 이 같은 비전을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는 다양한 AI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회사측은 특히 AI랩에서 진행 중인 딥러닝 개발 프로젝트 DFLO(Dual, Deep Learning, Dialog)를 강조하는 모습. DFLO은 AI를 활용해 고객 응대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TO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TO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김병학 CTO는 "DFLO 프로젝트에서는 레스토랑, 콜센터, 드라이빙 스루, 영화관, 병원, 호텔 등 특정 상황 또는 장소에 필요한 자동화된 고객 응대 시스템 개발하고 있다"며 "레스토랑 주문을 예로 들면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봐도 대화 종류는 1000개도 되지 않는다. 시나리오가 정해진 상황에선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수준의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가 보유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수집한 300억 건의 문서와 40억 건의 이미지, 3억 건의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등을 활용해 대화 엔진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병학 CTO의 발언은 최근 오픈한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기술 블로그 테크앤(tech &)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공유됐다. 테크앤과의 인터뷰에서 김 CTO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추구하는 AI 전략은 학문적인 연구가 아니라 철저하게 실용성과 비즈니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DFLO도 비즈니스 실전 투입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라는 것이었다.

그는 "현재 DFLO 프로젝트는 어떤 분야를 우선 자동화하면 좋을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에 있다. 사용되는 단어나 질문 의도가 명확한 고객 응대 매뉴얼 일부는 자동화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 계열사들과의 협력도 김병학 CTO가 딥러닝 고도화를 위해 강조한 포인트. 그는 각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서비스 품질 고도화에 필요한 기술도 함께 개발할 것이다"면서 "현재 카카오VX, 카카오 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브레인 등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병학 CTO는 네이버, 삼성전자, 카카오 등을 거쳐 현재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에서 AI랩을 이끌고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 AI는 인간의 감각기관처럼 어떤 대상을 높은 정확도로 인식하거나, 세세한 시나리오를 설정해 어떤 상황에서 특정한 입력이 들어오면 사람이 의도한 답을 내는 수준으로는 진화했다. 사람처럼 이미 알려진 정보를 근거로 삼아 다른 판단을 끌어내는 추론이 가능하기까지는 두세 번의 퀀텀 점프(Quantum Jump)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했을 때 그리 멀지 않은 미래, 딥러닝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것이란게 그의 생각이다.

김 CTO는 "키보드-마우스와 (스마트폰의) 터치에 이어, 음성이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았다.가까운 미래에는 사용자가 직접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고도 시간적, 공간적, 상황적 맥락까지 함께 고려해 능동적으로 제안하는 검색 방식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딥러닝 또한 컴퓨터를 쓰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테크앤 블로그는 사내 개발자들이 직접 전하는 기술 이야기인 테크로그(Tech Log),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공유하는 크루톡(Krew Talk),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직접 참여하는 기술 행사와 학회, 성과 등을 소개하는 아워스토리(Our Story) 섹션으로 이뤄져 있다.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는 앞으로 기술 개발 및 활용 사례, 새롭게 선보일 신규 서비스 개발 과정, 외부 협업 사례, 기술자 인터뷰 등을 비롯한 다양한 AI 자료도 테크앤 블로그를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