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사진=행정안전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사진=행정안전부)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첫날부터 카드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대부분이 신용·체크카드로 소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때아닌 호재를 맞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카드사가 얻는 수수료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긴급재난지원금 마케팅 금지령과 시행 첫날 일어난 홈페이지 접속 오류 사태 등으로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전체 규모(14조3000억원) 중 10조원이 신용·체크카드로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가 관련 수수료로 얻는 이익만 8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에 포인트 형태로 지급되지만, 고객이 사용할 경우 카드사 실적으로 잡힌다. 카드사들은 이번 기회에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더 나아가 휴면 고객까지 잡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지원금의 성격을 감안, 드러나는 마케팅은 자제하고 있다.

한때 카드사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앞두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으나 현재는 모두 중단한 상태다. 당시 일부 카드사들은 이용금액의 일부를 되돌려주거나(캐시백) 추첨을 통해 상품권 또는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라는 엄포를 놓으면서 마케팅을 중단했다. 지난 8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카드사 간 업무협약식에서 "지원금 신청을 유치하기 위한 지나친 마케팅 활동은 자제해주기를 당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안내 문자만 고객에게 보내는 등 다소 소극적인 활동만 펼치고 있다. 

이에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수수료로 카드사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주 사용처가 영세가맹점 위주인 만큼 수익은 예상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영세가맹점 수수료는 0.8%까지 내려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카드사 대부분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인원 폭주에 대비해 서버 증설 등 관련 비용을 투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카드사간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지원금 확보는 카드사의 체면이 걸려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일부 카드사들의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앞서  9개 카드사(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 현대, 삼성, 롯데, 비씨카드)는 오전 7시부터 자사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의 신용·체크카드 신청을 접수 받았다. 

그러나 출근 시간대와 업무 시작 시간인 9시부터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일부 카드사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접속 지연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심지어 한 카드사 홈페이지는 아예 접속이 차단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실제 기자가 이날 오전 9시 삼성, 현대카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본 결과, 뚜렷하게 느려진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관련 개인정보를 적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려고 해도 접속창이 뜨지 않았다. 홈페이지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현재 이런 접속 오류 상태는 신청 인원이 다소 줄어들면서 해결된 상태다. 

앞서 카드사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전부터 홈페이지 서버를 증축하고, 관련 콜센터 인원을 늘리는 등 신청 인원이 폭주할 것에 대비해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다. 다만 짧은 기간에 서버를 증설해야 하는 등 대비시간이 촉박했다는게 카드사 관계자 설명이다. 

카드사들은 앞으로 접속 지연 등 오류 상황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월요일에 카드사에 문의 고객이 몰리는데다가, 긴급재난지원금이 먼저 신청한 사람에게 지급돼 신청인원이 몰리는 등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는 판단에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신청인원이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신청 첫날에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한때 접속 지연 관련 문의전화가 급증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모두 해결됐다. 5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관련 오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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