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인성 인턴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로 충북 청주(오창)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가속기, 정책, 지질 분야 등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부지선정평가위원회를 꾸려 가속기 부지 적합성을 평가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지질·지반구조의 안정성과 교통 편의성, 가속기를 활용할 대학·연구기관·산업체의 집적도 등을 점검했고, 그 결과 평가 항목 전반에서 청주가 최적의 부지라는 결론을 내렸다.
청주는 가속기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과 교통망을 갖췄고 주변 연구·산업시설과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발전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속도로와 고속철(KTX), 청주국제공항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인근 40~50분 거리에는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한데 모여있어 국내외 대학 및 민간연구소의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
가속기를 활용할 업체들이 집중돼 있다는 점도 가점을 얻었다. 청주 오창과학산단은 지난해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됐고, 국가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오송생명과학산단도 인접해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오창에는 260개 바이오기업, 90개 반도체 관련 기업, 657개 화학기업이 모여있다.
청주시가 제시한 가속기 구축 후보지인 오창TP(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는 단단한 암반 지대(흑운모 편마암)로, 지반이 변형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고려됐다. 충북은 최근 20년간 규모 3.0 이상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지역이다. 지진, 홍수,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를 걱정하기 않아도 되는 지질학적 안정성 부문을 충족시킨 것이다.
결과적으로 청주는 100점 만점에 90.5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순위 지역으로 선정됐고 나주와 춘천, 포항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이달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2022년 이전에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7년께 가속기가 구축되고 2028년부터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이 장비는 구축 자체에만 적지 않은 사업비가 투입되는데다, 관련 필수 인력도 상당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방사광가속기 사업으로 고용 13만7000명, 생산 6조7000억원, 부가가치 2조4000억원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초정밀 거대 현미경으로 불리는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가속기가 만든 빛으로는 일반 현미경으로 볼 수 없는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한 구조나 살아 있는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 장비는 생명과학 연구와 신약 개발, 디스플레이,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 등 첨단산업연구의 핵심장비로 꼽힌다. 실제로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 개발과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단백칠 결합 구조를 밝혀내 치료 효능이 나타나는 과정 규명, '구제역 백신' 등이 이의 성과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광통신 반도체소자 불량률을 70%에서 10%로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전세계 3대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번쨰로 구축에 성공했다.
국내에는 경북 포항에 3세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지만 연구자들의 수요를 맞추는데 한계가 있어 추가 설치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소재나 부품의 국산화를 돕기 위해서 지난 3월 방사광가속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정병선 1차관은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래 첨단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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