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안(자본시장통합법안, 이하 자통법)’ 시행에 대비한 증권업계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자통법은 증권거래법, 선문거래법, 자산운용업법 등 자본시장 관련 7개 법률을 통합해 자본시장을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것으로 정보시스템 담당 부서는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현재 입법 추진중인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업계의 효율적인 IT대응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증권업계 IT 대응 전략’ 세미나도 개최됐다.

증권사 CIO 들은 “비즈니스 요구 조건과 이를 지원한 IT 역량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주요 증권사 4명의 CIO가 바라 본 자통법 대비책을 2차례에 걸쳐 들어봤다.

윤성규 기자 sky@ittoday.co.kr

◆ 이병호 한국투자증권 전무

"차세대시스템에 SOA, BPM 적용해야"

차세대시스템 개발과 구축에 있어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 시스템 개발에 있어 중요 포인트는 역시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이다. 기술의 변화도 있겠지만 한국투자증권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 목표와 IT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고민했다. IT의 목표는 비즈니스 목표를 얼마나 가능하게 하는가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비즈니스 목표는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나와 있는 데 개별 증권사별로는 나와 있는 것이 없다.

비즈니스는 급변하고 있는 데 어떻게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유하고 운영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런 부분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의 차세대시스템의 구축 기본 방향은 CIO가 오너십을 갖는 것이다. 전사 차원에서도 차세대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이 상당히 강조되고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IT기술이다. 자통법은 IT기술 측면에서 본다면 기존 업무의 엄청난 확대이다. 허용이 제한됐던 새로운 업무영역이 주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차세대시스템이 완성된 후에 새롭게 주어질 예정이었던 업무영역이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통법에 따라 수많은 업무들이 늘어날 예정이었던 것들은 향후 거의 모두 허용될 것으로 본다. 이를 감안해 차세대시스템을 설계하고 구성하고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차세대시스템에서 운용할 수 있는 업무 법위를 최대한 확대해 크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SOA(서비스지향아키텍처)와 같은 아키텍처 기법들을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해야 자통법이 통과됐을 때 새로운 수많은 아이디어 상품들을 적시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고 경쟁력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제품 품질에 대한 이슈는 기본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외국계 증권사들에 비해 가장 취약한 부분이 비즈니스 프로세스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고급인력을 국내에 파견해 적기에 상품을 시장에 내 놓을 수 있도록 선진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BPM(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 도입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 증권사들이 외국계 증권사에 비해 취약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점도 있다. 인터넷뱅킹, 홈트레이딩(HTS) 등이 그것이다. 인터넷뱅킹이나 HTS의 경우 증권사 직원들의 도움 없이 행해지는 업무이다.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고 있는 부분이다. 가장 앞서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 사용자가 더욱 편하게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야 한다. 유저 인터페이스 개선에도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비즈니스, 기술 모두 중요한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입장에서의 생산성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중점을 둬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한창이다.

◆ 방영민 삼성증권 상무

"무한경쟁에 유연한 시스템 갖춰야"

자통법이 뭔가. 증권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 철학의 대 변환이다. 금융관련 기관들이 자유롭게 동등한 출발선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와 금융업 간 벽을 허무는 것이다. 또 이런 경쟁 플레이란운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다. 하지만 실제 자통법에는 이런 사항들이 모두 녹아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자통법을 잘 들여다보면 업무영역이 늘어난 것은 많지 않다. 이미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시장 상황은 많이 개방됐다.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어떻게 자통법에 따라 사업구조를 다각화 할 것인지의 의지가 중요하다. 증권사들의 사업다각화 의지가 없다면 자통법이 초기 만들어질 때 목표했던 효과나 성과들을 내기 힘들 것이다.

외국의 경우 연금제도가 상당히 발달 돼 있다. 은행에서 투자자산 이동 등이 동반돼 환경이 변화되고 규제 완화 후 자본시장이 폭발 하는 것을 봤다.

이런 경험으로 자통법이 통과된 후 우리나라 자본시장 변화를 4가지 정도로 예측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증권업계도 상당한 위험 요소 극복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존에는 위험 요소가 작았다. 위험 개념도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은행들이 전표에 도장 찍는 것처럼 쉽게 문 닫은 증권사들이 많아졌다. 위험 요소에 대한 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차별화가 일어 날 것이다.

두 번째는 증권사가 너무 주식 중계 위주의 영업을 해 왔다. 고객에게 컨설팅 하는 업무가 엄청나게 늘어 날 것이다. 금융 상품을 단순하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 맞게 맞춤 상품들이 많아질 것이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는 ROI에 대한 요구 증대이다. 아마 아주 강하게 요구될 것이다. 단순한 에이전시 영업으로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맞추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데 대한 대비도 필수적일 것이다. 때문에 자기자본 비율도 상당히 높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비즈니스 영역의 확대이다. 특히 해외로의 확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업무영역만의 확대가 아니라 지리적인 확대이다.

이런 사항들을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업 다각화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중심의 영업 철학을 가져야 한다. 증권업계는 한국 금융업종 중 신뢰도가 가장 낮다. 고객들이 증권업계에 자금을 맡기지 않으면 자통법이 통과되도 증권업계에 혜택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영업 구조도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무한 경쟁 상황에 맞게 특화 전략을 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에 대한 전략이다. 직원에 대한 적략인 것이다. 직원에 대한 관리가 아주 중요해 질 것이다. 몇몇 능력 있는 고급 인력의 움직임(이직)에 따라 증권사의 존폐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현업, 비즈니스 적인 부분을 이야기 했다. 이런 비즈니스 적인 부분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IT 시스템은 뒤 받침하고 있어야 한다. IT 시스템이 이런 상황을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업무도 무한 경쟁이지만 무한경쟁을 뒷 받침하는 IT 시스템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삼성증권은 신시스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고 오는 추석 연휴를 기해 신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이다.

(2편에서 계속)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