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통한 만남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가벼운 인스턴트 형식의 만남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진정성의 결여와 일회적인 만남이라는 것도 부정적인 인식에 한 몫했다.

가벼운 만남을 주선했던 온라인과는 다르게 오프라인에서는 결혼을 전제로 해 만남을 주선하는 업체들이 시장을 잠식했다. 하지만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자리이기에, 높은 가격과 스펙 중심의 서비스로 너무 무거운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소설데이팅 업체는 이러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강점을 받아들이고 단점을 개선해 가벼운 만남과 무거운 결혼의 중간 지점으로 ‘연애’에 초점을 맞춘 소개팅 주선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온라인의 소셜 요소와 오프라인의 데이트 요소를 끌어들인 이 서비스는 1년 만에 시장에 안착,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개척자 ‘이음’...브랜드 이미지 구축 주력
기존 온라인상에서 많은 만남 주선 사이트가 있었지만 소셜데이팅 업체를 표방하며 새롭게 등장한 업체는 이음소시어스다. 기존의 가벼움과 무게움을 탈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하루에 한 명씩 정해진 시간에 이성을 소개하는 알고리즘을 도입해 큰 성과를 거뒀다.

이 알고리즘은 20-30대 싱글남녀에게 하루에 한 명씩 24시간 단위로 이성을 소개시켜주는 방식이다. 이 알고리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키워드와 사진을 등록하고 이음의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두 가지 제한을 통해 가벼운 방식의 온라인 만남에 무게를 뒀다. 대신 사용자의 프로필이 승인되면 그 안에서 자유롭게 만남을 가질 수 있어 다소 무거운 오프라인 만남의 단점도 보완했다. 서로가 상대방을 선택해야 이름과 연락처를 공유할 수 있게 한 점도 개인 신상을 모두 올려야 하는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케이스.

이러한 방식을 도입한 이음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대중화와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이어 안드로이드와 iOS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내놓아 시장에 더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 현재 이음은 17만 명의 회원과 하루에 9만 명의 방문자를 기록하는 등 유망한 벤처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음소시어스 전직원이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음소시어스 박희은 대표는 “지난해 5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6개월만인 11월에 정식으로 론칭했다. 베타서비스를 진행하던 중 대학가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여성회원이 급격하게 증가한게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올 2월 가입자 10만 명을 넘어선 순간 수익 모델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고 보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음의 인기 비결과 관련해서 박 대표는 “기존 온라인상에서 만남을 주선하는 200여 개의 사이트가 존재했지만 무분별하게 신상정보가 돌아다니고, 비용을 지불하면 하루에도 몇 십명씩 만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제한적인 알고리즘에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적용했던 점이 사용자에게 크게 어필했고, 단순 홍보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홍보 위주로 기획했던 게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무분별한 신상 정보 도용을 막기 위해 이음은 안철수연구소와 제휴해 보안을 강화하고 내부로 유입되는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유입 경로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모니터링 전담반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앱이나 웹 상에서 일반 사용자가 열람하는 이름과 연락처가 담긴 히스토리도 기간을 정해 삭제하고 있다.

소셜 데이팅 이음 이용 절차

보안 강화와 함께 기존 온라인 미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도 벌여나갔다. 커피 전문점 등과 제휴를 통해 젊은 층을 타켓으로 신뢰도를 높였으며, 광고와 마케팅을 혼합해 광고 버스 운영, 체인점과 제휴, 사회 봉사 기회 제공 등을 통해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이음의 성공에 탄력을 받아 신생 업체나 관련 기업, 결혼정보회사까지 소셜데이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는 소셜데이팅 업체는 아직 전무한 상황.

박 대표는 “현재 국내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는 400개 정도이며, 이음의 콘셉트와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한 곳만 30여곳 가까이 된다”며, “‘매일 일정 시간, 몇 명을 소개’라는 콘셉트를 차용한 업체가 늘고 있지만 무작정 동일 콘셉트를 엇비슷하게 추구하기 보다는 경쟁력있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브랜드와 아이템을 만들어 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음의 향후 목표에 대해 박 대표는 “이음으로 국내 ‘소셜데이팅’ 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형성하고. 국내 유일의 ‘소셜데이팅 메가브랜드’ 가 되고자 하는 게 목표”라며, “현재 고가격에 형성되어있는 결혼정보시장을 새롭게 재편해 싱글들의 놀이터 ‘이음’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음은 현재 글로벌 서비스로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코코아북’, 차별화 전략으로 소셜 데이팅 시장 확대
‘이음’이 소셜데이팅 시장의 개척자 역할을 했다면 후발인 ‘코코아북’은 내부적으로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 시장의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바꿔나가는 등 정화자의 역할을 자처한 업체다.

에이프릴세븐(공동대표 김진환, 이정훈)이 서비스하는 코코아북은 1:1이 아닌 3:3 매칭 서비스 알고리즘을 도입해 이음과 차별성을 뒀다. 이 알고리즘으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 외에는 이음과 비슷한 시스템을 통해 운영하지만 근본적인 뿌리는 다르다.

에이프릴세븐 김진환 대표는 “사실은 어느 날 문득 가장 왕성한 나이 때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것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할 것만 같은 날이 찾아왔다”며, “이 때부터 소셜 데이팅에 주목하게 됐다”고 이 사업에 뛰어든 동기를 설명했다.

당초 김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를 좋아해 얻은 친구인 이정훈 대표와 함께 교육 앱을 출시해 사업을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고착된 시장을 뚫고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향후 비전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 때 두 대표가 공통분모로 뽑아낸 사업이 쇼설 데이팅이었다는 것.

김 대표는 “그 동안의 개인적인 경험과 IT관련 노하우를 살려 올 3월말 코코아북을 론칭하게 됐다”며,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론칭 후 3만 명의 인원을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소셜 데이팅이 가지고 있던 부분 중 선택구조와 평점제도에 의문을 품은 김 대표는 다양한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진정성 높은 프로필 작성을 유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특히 3:3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접근방식에 대한 호평을 들을 수 있었다는 후문. 이 때문에 대학가 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고 한다. 결제 시스템도 코코아북에 맞게 재구성해 탄력을 받았다.

▲ 코코아북 서비스와 사업 설명 자료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는 매일 23시에 3명의 이성을 소개 받는다. 블라인드 데이트로 진행되며 사용자의 상세 정보를 통해 그와 어울리는 상대를 자체적으로 매칭해준다. 소개 받은 3명 중 한 명을 선택해도 만남이 성사될 수 없다. 상대방에서도 지목을 받아야 매칭이 성사된다. 예를 들면 사랑의 짝대기 형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지목해야 만남이 성사되는 것.

에이프릴세븐 코코아북 전직원이 모여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코코아북은 특히 사용자의 신상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보안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김 대표는 “현직에서 뛰고 있는 많은 보안 업계 지인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나가고 있다”며, “보안에 대해서는 타 업체보다 월등한 수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코코아북도 이음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소셜 데이팅 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수익금 중 일부를 사회에 반환하는 사회공헌 기금 마련 및 리펀드 시스템을 도입해 만남이 성사된 커플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김 대표는 “소셜 데이팅 시장에서 이음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이미지 상승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 코코아북은 후발업체로써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바꾸고 미진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면서 차별점을 공고히 하는 것에 주력하겠다”며, “소셜 데이팅 업체들 서로가 이 시장을 안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코코아북은 앱을 개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iOS와 안드로이드용 앱을 출시해 모바일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이 앱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서비스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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