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수차례 연기됐던 등교 수업이 오는 13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학교 현장이 다시 바빠졌다. 방역 준비와 함께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 수업·등교 수업 병행 운영, 오전·오후반 운영, 수업시간 탄력 운영 등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그간 공들여 쌓아 놓은 온라인 수업 체제가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등교 수업 후에도 온라인 수업을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교사들의 디지털 친숙도가 단기간에 높아지는 등 교육 현장의 온라인 수업 체제가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유튜브에는 교사들이 올린 과목별 각종 수업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학교에서 EBS 온라인클래스를 통한 수업 수강을 택했지만 학생들과의 교감을 이어가기 위해 직접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실시간 방송을 진행한 사례들도 눈에 띈다.

이미 인터넷 강의가 많았던 국어, 영어, 수학 과목도 교사들이 문제 풀이 영상을 직접 촬영해 올리고 있다. 인쇄한 종이에 손으로 써서 문제를 풀이한 영상을 찍어 올리는가 하면,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에서 설명해 가독성을 높이는 등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미술, 체육, 음악 등 예체능 과목 교사도 수업 콘텐츠 질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미술 교사는 수업을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하는 한편 채팅을 통해 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가지고 함께 소통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교사들의 관련 기기, 프로그램 활용 능력 등 디지털 친숙도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국제교육지수(PISA) 2018 정보통신기술(ICT) 친숙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 중 48%만이 ICT를 교육 현장에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이런 교사들의 ICT 활용도를 코로나19 사태가 단숨에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등교 수업이 전면 실시되면 교사들의 온라인 활용 수준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 수학 교사는 "현장 수업을 하면서 콘텐츠를 공들여 만들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교사들도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이다. 앞으로 온라인 수업 비중을 현장 수업과 어떤 수준으로 둘지, 온라인 콘텐츠는 얼마나 더 활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쌍방향 온라인 수업하는 교사 (자료=연합뉴스)

원격 수업 시행으로 부각된 온라인 학습 약자 문제도 개선 과제다. 특히 스마트 기기에 취약한 고연령 교사들이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는 “교육부가 온라인 교육 발전을 위해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하는데 온라인/디지털 교육에 대한 교사 연수도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기초부터 고급 역량까지 교사들이 단계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도 EBS 등 기존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하는 비중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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