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음원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들이 '공정'을 새로운 캐츠프레이즈로 내걸고 서비스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출혈 경쟁을 계속하고 있어 말뿐인 마케팅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원 사재기, 차트 순위 조작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른 주요 음악 스트리밍 업체들이 앞다퉈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서비스 개편의 키워드로 내세운 건 공통적으로 '공정'이다.

음원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개편 도입 및 준비 현황(자료= 각 사)

플로는 이용자 취향에 따라 상위 100곡의 순위가 달라지는 ‘편애차트’ 서비스를 이달 초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플로는 차트 공신력 강화를 목표로 기존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24시간 누적 기준 차트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새 플로차트(FLO Chart)를 선보였다. 

바이브는 현재 저작권료 정산 방식이 인디밴드 등 비유명 아티스트에 불리하다고 지적하며 저작권료를 보다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올 상반기까지 저작권료 정산 방식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멜론 운영사 카카오도 올해 AI 경진대회 주제를 ‘멜론 플레이리스트 예측과 추천’으로 정하며 가세했다. 카카오는 이번 대회의 결과물을 이용자 취향에 맞는 음악을 분석, 추천하는 서비스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신뢰 회복, 공정한 순위 경쟁이 업계 화두가 된 만큼 음원 플랫폼들도 이에 맞춰 서비스 개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음원 사재기 논란, 차트 순위 조작 등으로 음원 차트, 나아가 앱 자체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를 잃으면서 AI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런 음원 플랫폼들의 변화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냉담하다. 공정을 외치고는 있으나 여전히 이용료 할인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음원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 이용료 할인 혜택 현황(자료=각 사 웹사이트)

실제 멜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무제한 듣기가 가능한 ‘스트리밍 플러스’ 상품을 2개월 간 정상가(10900원)의 반값에 제공할 예정이다. 

지니뮤직과 플로는 첫달 100원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지니뮤직은 모바일에서 음악 감상을 이용할 시 첫 한달은 1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6개월 간 이용 시 한 달에 4700원으로 정상가(7400원) 대비 36% 할인 혜택을 받는 상품도 함께 내놨다.

플로의 경우 멜론과 서비스 내용이 비슷하나 첫 한달은 100원에, T멤버십을 적용하면 이후에도 일부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바이브는 사실상 6개월 간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내세우며 이용자 유치에 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다른 플랫폼들이 정기 구독시 이용료 일부를 할인해주는데 반해 페이백 정책으로 반년 간 플랫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이 두드러진다. 친구를 초대하면 네이버페이 적립금을 최대 4만5000원(1명당 3000원, 최대 15명)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료 경쟁은 결국 업체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음원 플랫폼 서비스는 사실상 대체로 비슷한데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려고 하기보다 이용료 할인과 같은 단기적인 유인책으로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는 모습이어서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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