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수익을 올리며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크 빅5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테크 빅5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 속에 '필수 서비스'로 여겨지고 있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보건 당국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앞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의 신규 확산 경로를 추적하도록 도와줄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IT 공룡들의 이런 상황은 지난해 미 연방정부와 주 정부, 의회 등으로부터 반(反)독점 조사에 시달리며 방어에 급급하던 모습에서 180도 달라진 것이다.

WP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팬데믹이 IT 공룡들의 운명을 극적으로 뒤바꿔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가 대량의 실업과 경기 위축을 마주한 가운데 IT 공룡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사람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면서 그로부터 혜택을 보고 있다.

일례로 구글의 경우 여행과 엔터테인먼트, 소매업 분야를 중심으로 광고가 줄면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상회의툴 줌(Zoom) /사진=구글 플레이 캡처
화상회의툴 줌(Zoom) /사진=구글 플레이 캡처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또 다른 핵심 영역에서 이익이 될 수도 있다. 바로 정부와의 관계다.

구글은 애플과 함께 미 각지의 보건 당국이 코로나19의 환자의 접촉자를 추적하도록 돕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제공한 위치 정보를 이용해 코로나19의 전파 경로를 예상한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이후 평판이 악화했던 페이스북에서는 사기가 올랐다고 말하는 직원들도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또 올해 1만명을 신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위기가 페이스북에 구원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그의 생각을 아는 사람들은 전했다.

아마존은 2019년 1분기 높은 수익과 매출을 올렸음에도 성장세는 둔화됐다. (사진=아마존)<br>
아마존은 2019년 1분기 높은 수익과 매출을 올렸음에도 성장세는 둔화됐다. (사진=아마존)<br>

아마존은 IT 공룡들 중 가장 큰 규모로 채용에 나서고 있다. 자택 격리 조치로 외출이 어려워진 고객들의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창고와 배송 업무를 담당할 직원 등 17만5000명을 새로 뽑을 예정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현금 보유고가 넉넉한 만큼 올 한해 연구개발(R&D) 투자를 계속할 것이며 해고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IT 공룡들을 겨냥한 반독점·사생활 침해 조사는 정부 관료와 의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지연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변호사 개리 리백은 "봉쇄 상황에서 기업체에 뭔가를 하라고 얼마나 많이 강제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조사를 받아오던 기업들에 최선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생긴 소비 행태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쇼핑하고 일하고 여가를 즐기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체 주식 시장은 주저앉았지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거나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IT 공룡들이 보유한 두둑한 현금은 앞으로 닥칠 글로벌 경기 침체를 견디게 해줄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의 타격으로 약화한 기업 중 일부가 사라지면서 IT 공룡들은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지금은 2개의 미국이 있다"며 "바로 IT 공룡과 나머지 전체"라고 말했다.

갤러웨이 교수는 "IT 공룡들은 극소수 기업만 할 수 있는 것, 바로 팬데믹 와중에 공세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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