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서 한달 새 26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가운데 미 부호들의 자산은 오히려 3800억달러(한화 약 467조원)가 늘어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IPS)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지난 3월 18일부터 지난 22일까지 한달동안 미 부호들의 자산은 10.5% 증가했다.

특히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전 부인인 매켄지 베이조스, 코로나19 최대 수혜기업으로 손꼽히는 온라인 화상회의 줌의 에릭 위안 CEO,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출신의 스티브 발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8명은 이 기간 자산이 각각 10억달러(1조2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이들의 자산이 증가한 데는 최근의 주가 급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의 18.5%를 갖고 있는데 현재 테슬라 주가는 올 초 대비 73% 급등했다.

이동 제한 조치 등에 따른 온라인 주문 증가로 아마존의 주가도 최근 31% 뛰면서 아마존 지분의 15.1%를 소유한 베이조스의 자산도 덩달아 불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에서 실업수당 신청자는 2600만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 코로나19가 가져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같은 보고서는 최근 미 부호들은 정부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 제도를 이용해 돈을 타간 사실이 알려져 비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공개 기업 150개가 대출 기금이 고갈되기 전 6억 달러(7357억원) 이상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쉐이크쉑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출금 반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미 최고 부촌으로 손꼽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피셔 아일랜드는 정부로부터 200만달러(24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회원만 거주할 수 있는 피셔 아일랜드는 주민의 평균 소득이 220만달러(26억원)에 이르고, 해변은 바하마에서 수입한 모래로 채워져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 섬은 최근 자체적으로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사들여 거주민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는데 플로리다 전체 주민 가운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비율은 1%에 불과하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척 콜린스는 현 상황을 동전 던지기 게임에 비유하고는 "경제의 규칙은 항상 자산가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