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가 온다②] 상품으로 진격하는 구독...서비스 구독과 다른점
[구독경제가 온다②] 상품으로 진격하는 구독...서비스 구독과 다른점
  • 이승훈 뉴플라이트 전략총괄 대표
  • 승인 2020.04.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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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의 구독경제 이야기#2

구독은 고객과의 관계 재정립을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축적되기도 하고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그동안 구독 모델이 많이 적용됐던 서비스 영역에서는 데이터라는 새로운 도구가 구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반면 구독이 제조업, 혹은 실물 상품에 적용 경우는 새로운 사업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구독경제를 이해하려면 서비스와 상품 구독을 구분해 이야기 해야 한다. 

먼저 서비스 구독은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모델이다. 구독의 개념 자체가 고객이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약속을 하는 것이기에 고객은 자신의 지불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한 소비 노력을 하게 된다. 

넷플릭스에 가입하고 한 달에 한두 편의 드라마 만을 본다면 이는 구독의 해지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기에 구독 서비스 사업자도 구독의 중단을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하지만 이 노력은 과거 서비스를 단품으로 제공하던 시절의 고객관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소비 빈도가 증가하고 이 잦은 빈도가 데이터라는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새로운 것이다. 즉 서비스 구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이 데이터가 구독 유지의 핵심수단이 된다는 점이다. 

서비스 구독은 우리가 아는 넷플릭스, 멜론, 밀리의 서재 등 콘텐츠 서비스 전반에 일반화되었고 한걸음 더 나아가 오프라인 서비스와 연결된 구독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배송 구독은 쿠팡, 지마켓 등에서 이미 시작되었고 헬스클럽, 호텔, 식당 등도 월 회비를 기반으로 한 구독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형태는 멤버십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예전에 존재했었고, 데이터라는 새로운 가치가 창출됨에 따라 구독으로 향유할 수 있는 가치의 절대값이 상승했다는 점이 달라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무제한 이용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일반화되기 시작했고 무제한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격설계가 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 

2019년 게임회사 넷마블이 '실물 구독경제' 판을 이끌기 위해 렌털 기업 코웨이를 인수했다. (사진=넷마블)

서비스에서의 구독이 일반적이었다면 실물상품에서의 구독은 전혀 일반적이 아니었다. 상품은 한번 사용하면 중고품이 되기에 구독이란 개념하에서의 자유로운 사용은 다수의 중고품을 만들어내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물 상품은 서비스와 달리 인간의 소유라는 본능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일인가구의 등장, 고령화, 저성장과 공유개념의 보편화 등이 만들어 낸 사회변화는 서비스가 아닌 실물상품의 영역에서도 구독의 개념을 요구하고 있다. 

구독이라는 개념은 본질적으로 공유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과거 내가 혼자 구입하여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던 자동차를 10명이 공유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한다는 개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영역이다.

그 대상도 자동차에서 가전제품, 나아가 모든 상품으로 확장중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유경제의 개념과 구독은 완전히 별개로 이해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겠다. 


글로벌투자기관 크레딧스위스는 올해 구독경제시장이 53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1인 가구 중심의 사회구조와 4차 산업혁명이 만나면서 구독경제의 활용도가 폭넓어진 결과다.

실물 상품의 구독과 혼동되는 개념이 우리가 이미 익숙한 렌탈이라는 판매방식이다.

렌탈은 가격이 부담되는 상품을 할부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구독의 개념과 동일선상에 놓아서는 안된다. 이 둘 간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첫째는 고객에 대한 사업자의 인식이다. 구독은 고객과의 관계를 재규정 하는 새로운 언어다. 따라서 사업자들은 고객과 가까워지는 것을 자신의 새로운 가치로 규정하고 고객의 인정받기를 추구해야 한다. 따라서 구독의 대상이 되는 상품의 가격, 혹은 구독대가는 고객의 지불의향에 맞춰야 한다. 

지금의 렌탈 서비스는 권장소비자 가격에 높은 이자를 추가하는 금융 관점에서의 가격산출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고객은 당장 전체 금액을 지불할 수 없기에 렌탈을 선택하는 것이지 이 사업자와의 관계 재정립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즉 가격 정책의 지향점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두번째는 해지의 자유로움이다. 구독은 상품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고객으로부터 선택받는 것이 목표다. 만약 고객이 상품에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상품으로 그 불만족을 채워야 하고 이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 

고객의 상품에 만족을 하지 못해 구독을 해지한다면 이는 나의 상품의 매력이 덜한 것이다. 즉 해지가 많은 구독은 재설계 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렌탈은 해지란 개념이 없다. 해지는 본래의 소비자 가격과 이자를 모두 지불해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제조업이 존재한다. 기존의 가치사슬이라는 단선적인 사업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상품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도 경쟁자도 바뀌었다. 상품은 너무 많고 내 상품이 경쟁자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 

그러기에 구독이라는 모델은 제조업자들에게는 새로운 사업방식으로의 전환이다. 현대차가 차량 구독서비스를 한다면 고객이 원하는 BMW Mini를 구독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즉 나의 상품만으로 구독을 제공한다는 사고는 구독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현대자동차를 통해 차량에 대한 내 니즈를 해결하는 것이지 현대가 만들어낸 차량으로 그 니즈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비스에서의 구독이 이미 존재했던 구독 형태의 진화였다면 실물 상품에서의 구독은 혁명적인 변화이다.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실험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이승훈 가천대학교 교수/뉴플라이트 전략총괄 대표

모니터그룹, 에이티커니, 마케팅랩 등에서 경영컨설턴트로 근무한 후 SK컴즈 싸이월드 사업본부장, 네이트닷컴 본부장, SK텔레콤 인터넷전략본부장, 무선포털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인터파크 대표, CJ그룹 경영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가천대학교 IT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뉴플라이트 전략총괄 대표로 재직 중이다. '플랫폼의 생각법', '중국 플랫폼의 행동방식'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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