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과 KT 간 5G 기술 주도권 싸움이 재발했다. 이번에는 5G MEC(Mobile Edge Computing, 모바일 엣지 컴퓨팅)의 글로벌 표준을 둘러싸고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해 5G 초엣지 컴퓨팅 기술의 세계 최초 개발을 두고 1차전을 치른바 있다.
발단은 KT가 21일 국제인터넷기술위원회(IETF) 107차 회의에서 5G MEC 핵심기술인 ‘이기종 네트워크 접속 관리 기술(MAMS)’과 관련 규약을 IETF 글로벌 표준(RFC 8743)으로 제안해 최종 채택됐다고 발표하면서다. KT가 제안한 MAMS는 5G, LTE, 와이파이, 유선 등 서로 다른 장비와 네트워크를 목적이나 용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접속 경로 관리를 해주는 기술이다. IETF는 인터넷의 원활한 사용을 위한 표준 규격을 개발하는 미국 ‘IAB(Internet Architecture Board)’의 기술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단체다.
그러자 SK텔레콤은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자료를 배포하고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료를 통해 SK텔레콤은 “KT가 발표한 RFC 8743은 ITEF가 승인한 글로벌 표준이 아니다”며 “RFC는 미국의 인터넷 아키텍처 위원회(IAB)가 인터넷에 관한 조사, 제안, 기술, 소견 등을 공표한 온라인 공개 문서 시리즈일뿐 모든 RFC가 표준은 아니다. 이중 일부만 IAB에서 표준으로 결정한다”고 반박했다. IETF 측에서도 KT가 제출한 이 문서에 대해 ‘이 문서는 인터넷 표준의 정식 트랙이 아니며 IETF의 합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는다(However, this document is not an Internet Standards Track specification, and it does not represent the consensus opinion of the IETF)’라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IETF 표준화는 기술 카테고리에 따라 워킹그룹과 인디비듀얼 두가지 방법이 있고, 각 방법마다 스탠다드/익스페리멘털/인포메이셔널 트랙 3가지가 있다”며 “KT는 인디비듀얼의 인포메이셔널 트랙으로 진행해 이번 RFC 8743 표준 스펙 문서를 등록했다. 익스페리멘털/인포메이셔널으로 문서등록된 기술도 상용 제품에도 들어가는 표준규격으로 인정되고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MEC란 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인터넷망-인터넷데이터센터로 이뤄진 일반 전송 방식을 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으로 단순화시킨 것을 말한다. 즉, 물리적 데이터 전송 구간을 줄여 초저지연을 가능하게 하는 5G 핵심기술이다. 5G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T나 KT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놓칠 수 없는 기술인 셈이다.
지난해에도 SK텔레콤과 KT는 MEC 기술의 세계 최초 개발을 두고 싸움을 벌였다. (관련기사/SKT vs KT '초엣지' 세계 최초 논란...5G 이전투구) 먼저 SK텔레콤이 MEC를 1단계 더 축소시켜 스마트폰-기지국으로 단순화한 초엣지 컴퓨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히자, KT는 아직 상용화 전이라며 KT 역시 개발 중인 기술이라고 반박에 나선 것.
5G 기지국의 경우 AAU(Active Antena Unit)와 DU(Digital Unit, Distributed Unit), CU(Centralized Unit)로 나뉜다. SK텔레콤의 초엣지 컴퓨팅 기술은 CU에 적용된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AAU-DU-CU 순으로 데이터가 처리된다. 특히 초엣지 기술의 경우 기존 통신 대비 최대 60%까지 향상된 초저지연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SK텔레콤 측은 강조했다. 초엣지 기술은 회선 비용 역시 절감된다. 전송방식이 복잡하면 트래픽이 많아지는데 엣지에서 처리할 경우 트래픽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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