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S용 ‘튀어나와요 동물의숲’ 패키지 일러스트. (사진=닌텐도 홈피 캡쳐)
3DS용 ‘튀어나와요 동물의숲’ 패키지 일러스트. (사진=닌텐도 홈피 캡쳐)

[디지털투데이 박인성 인턴기자] 지난달 20일 출시된 일본의 게임사 닌텐도의 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동물의 숲)`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신작 게임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월 20일, 약 7년 만에 돌아온 '동물의 숲'이 출시되자마자 세계적인 게임 열풍을 일으켰다.

이에 일본 증시에서는 게임 업체인 닌텐도 주가가 출시 기점으로 20% 이상 급등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와 동물의 숲 에디션 콘솔까지 가격이 오르며 품귀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게임 업계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하며 동물의 숲이 집에서 즐길만한 게임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유저들이 게임 내에 모여 친중국 성향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장례식을 치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트위터 캡쳐)

 

이 게임 열풍은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최근 '중국판 아마존' 타오바오 등 중국의 온라인몰에서 자취를 감춘 것. 이들 플랫폼에서 `동물의 숲`을 검색해도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동물의 숲이 홍콩 시위대의 거점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6월 초부터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졌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하면서 홍콩 시위도 잠잠해졌다. 시위자들은 실제세계에서 시위를 이어가기 힘들어지자, 가상의 세계에서 이를 진행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사용자의 캐릭터가 무인도에 이주하여 공간을 꾸미는 게임이다. 사용자는 친구 등 다른 사용자를 자신의 섬에 초대해 최대 8명이 플레이할 수 있다.

이같은 게임 환경에 홍콩 사용자들이 모여 동물의 숲에 송환법(범죄인 인도법) 반대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은 동물의 숲에서 `광복 홍콩, 시대 혁명`이라는 시위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동물의 숲은 정치적 검열이 없는 곳이라 우리가 싸움을 계속하기 좋다"고 자신의 SNS에 밝히기도 했다.

홍콩 시위를 주도한 운동가 조슈아 웡이 지난 2일 트위터에 공유한 본인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스크린샷.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문구로 집 앞을 장식했다. (트위터 캡쳐)

일부 이용자들은 `우한 폐렴`이라는 문구와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사진을 재단에 세워 세계적 유행병의 책임이 이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를 게임 속 화면에 장식하고 인증하기도 했다.

동물의 숲을 중국 판매망에서 볼 수 없게 된 것과 관련 주석을 모욕한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2월 대만 게임 '디보션'에 시 주석을 '곰돌이 푸'에 빗댄 이미지가 숨어있어 문제가 된 바 있다.

또 최근 중국 정부는 전용 서버에서 중국인끼리 게임을 하도록 하고, 전염병이나 공동체 구성 같은 것이 포함된 게임을 금지하는 방침을 세웠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자발적 혹은 당국의 지시에 의해 게임을 내렸는지 밝혀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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