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산업계·학계·연구소·의료계 합동 회의에 앞서 연구시설에서 이홍근 선임연구원으로부터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산업계·학계·연구소·의료계 합동 회의에 앞서 연구시설에서 이홍근 선임연구원으로부터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IBM·AWS·MS·HPE·구글 등 IT기업들이 총출동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민·관 합동으로 출범한 ‘코로나19 고성능 컴퓨팅 컨소시엄’에 주요 기관·기업이 속속 동참하며 연구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고성능 컴퓨팅 컨소시엄은 감염역학, 생물정보공학, 분자모델링 분야 등의 방대한 연산·처리에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적극 지원해 백신·치료제·신약 등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AI 컴퓨팅 기술 분야 선도자인 엔비디아는 코로나19 고성능 컴퓨팅 컨소시엄 합류를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분자생물학·의료영상학·유전학 분야에서 AI 전문기술과 지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컨소시엄은 402페타플롭스, 353만 9044 CPU 코어, 4만 1,286GPU 등 고성능 연산 능력을 지원하는데, IBM·AWS(아마존웹서비스)·MS(마이크로소프트)·HPE·구글 클라우드 등 주요 IT기업과 NASA·미국국립연구소(US National Labs)·MIT·런셀러 폴리테크닉 대학·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미국 에너지부 등이 공동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등 학계와 에너지부 산하 국립 연구소들이 관련 시설·인력을 포함해 핵심 자원 투입을 확대하고 있다. 

표=IITP
표=IITP

◆세계보건기구(WHO), 블록체인 활용한 코로나19 연구 프로젝트 전개

WHO는 MS·IBM·오라클을 비롯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기업 하세라(Hacera)와 함께 코로나19 대응책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반 개방형 데이터플랫폼 ‘미파사’ 구축에 착수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코로나19 진단·치료·확산 데이터를 검증·관리하는 프로젝트로 하세라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 ‘미파사(MiPasa)’를 활용해 정확하고 신속한 경보와 진단·확진자 관리가 목표다. 하세라는 최상위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데이터 분석, 개인정보 관리 및 보호 장치를 코로나19 대응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이스라엘 공중보건부, 존스홉킨스 대학병원, 캐나다 보건국 등 세계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데이터를 제공하면 교차 검증, 오류 수정 등을 거쳐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검사자 데이터, 환자 치료 기록, 건강상태 모니터링 상황 등을 모두 암화화해 기록하기 때문에 환자 축소·은폐 등 의혹을 차단하는데 효과적이다. 나아가 검증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국 정부, 기업, 의료기관 등이 코로나19 사례를 연구하는 신뢰성 있는 연구 허브로 활용 가능하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 활용하는 코로나19 연구 개발도 활기
 
IBM은 슈퍼컴퓨터 왓슨을 활용한 백신·치료제 개발연구뿐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AI 챗봇 서비스 ‘IBM 왓슨 어시스턴트 포 시티즌’을 3개월 간 무상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왓슨 어시스턴트, IBM 리서치의 자연어 처리 기능, 왓슨 디스커버리의 첨단 엔터프라이즈 AI 검색 기능을 함께 활용해 코로나19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을 이해·응답·처리한다.
 
정부 및 의료기관이 AI를 활용해 중요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영어·스페인어·한국어를 포함해 13개 언어로 맞춤 구성이 가능하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각국 정부와 의료·학술 기관을 지원하는 동시에 소비둔화·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의 생산성 유지와 비즈니스 연속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페이스북은 미국 사용자의 자가 진단 정보를 이용해 코로나19 히트맵을 제작할 예정이며 새로운 데이터 분석 도구도 소개했다. 미국 사용자의 자가 진단 정보를 수집해 코로나19 히트맵(Heat Map: 색상을 이용해 분포 정도를 나타낸 지도)을 제작할 예정이다. 히트맵 제작 프로젝트는 카네기멜런 대학 연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스 피드 상단에 고정된 링크를 통해 사용자들이 건강 자가진단 설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 연구진들에게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데이터 분석 도구도 소개하며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 평가, 의료 자원 현황 파악 등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40개국의 위치 데이터를 활용한 질병 예방 지도 프로그램 ▲사용자 우편번호를 분석해 가까운 페이스북 친구가 어느 지역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사회연결성 지수(social connectedness index), ▲한 지역의 사람들이 다른 지역의 사람들과 만나는 패턴을 분석한 ‘공동위치 지도(Co-location map)’다.
 
MS는 코로나19 증상·위험요인·행동요령 등 정보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봇(Healthcare Bot)을 선보이며 감염 가능성, 치료 정보, 현장의 어려움 해소 등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헬스케어 봇은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의료현장의 최전방에 있는 기관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질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봇을 통해 기초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의사, 간호사, 관리자 및 기타 의료 전문가들이 의료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효과적 자원 배분이 가능하다.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기반으로 조직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신속히 구축 가능하며 기업 니즈에 맞게 수정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대응 템플릿 세트를 제공한다.
 
구글 클라우드는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받는 기업·기관을 지원하는데 집중하며 전 세계 사람이 안전한 환경에서 최신 정보를 습득하고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고객지원 센터에서 코로나19 관련 문의사항에 대해 신속·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 응답 가상 에이전트(Rapid Response Virtual Agent)’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신속 응답 가상 에이전트’ 프로그램은 구글 클라우드 ‘컨택 센터 AI(Contact Center AI)’를 탑재해 24시간 채팅 및 음성 기반 자연스러운 대화형 서비스 제공한다.
 
표=IITP
표=IITP

◆구글-애플,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추적 기술 공동 개발

세계 OS(iOS·안드로이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회사인 구글-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는 공동 기술 개발에 합의했다. 5월 중순 블루투스 무선 기술을 활용해 감염자 접촉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한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선보일 계획이다.
 
API는 개발자가 앱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개발 도구다. 해당 API를 활용한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이 단거리 블루투스 신호를 통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다른 스마트폰 기록을 수집할 수 있다. 감염자로 등록된 이용자 스마트폰 블루투스 신호가 감지되면 경고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6월 경에는 별도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코로나 감염자 접촉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추적 기술을 안드로이드와 iOS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서도 슈퍼컴퓨터 등 활용해 연구 활동 시작
 
국내에서도 산·학·연·병 전문가들이 협력 체제를 강화하며 코로나19 치료제, 백신을 신속히 개발하기 위해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고성능 슈퍼컴퓨터(HPC)용 CPU 개발에 460억을 투입해 2023년까지 핵심 자원을 개발하는 사업을 지난달 발표하는 등 기술 역량을 제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제정된 국가초고성능컴퓨터 활용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기술 개발을 지원해 왔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번 사업을 통해 4년 후 슈퍼컴퓨터 CPU 시제품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후속 연구를 연계해 슈퍼컴퓨터 CPU 기술개발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 적 있다.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 측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민·관 노력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규제 검토, 임상 테스트 절차 간소화, 위기 상황 대비 시스템 구축 등 정책적 지원을 꾸준히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고서곤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슈퍼컴퓨터 개발 선도사업은 슈퍼컴퓨터 CPU를 개발해보고자 하는 과제로 매우 도전적인 연구개발 사업”이라며 “4년간 슈퍼컴퓨터 CPU 시제품을 완성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한 후속 연구개발 사업을 기획, 연계해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슈퍼컴퓨터 CPU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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