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퇴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퇴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겪은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결국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는다. '운용 투명성'을 이유로 금융감독원과 라임펀드 판매사 19개사 라임운용을 대신할 운용사 설립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을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Bad Bank)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 투자 회수율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과 라임펀드 판매사 19개사는 라임 부실펀드 이관을 위한 신설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큰 틀에서 '배드뱅크' 설립과 합의를 마치고, 관련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만약 이번에 배드뱅크가 설립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운용사 차원에서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이번 신설 협의체 배경에는 라임운용에 대한 불신이 영향을 끼쳤다. 최근 라임운용은 1조원이 넘는 환매 중단 사태 이후에도 195억원 가량이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에게 흘러간 사실이 적발됐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실세 중 한 명으로 지목되는 인물로, 현재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협의체 구성으로 더 이상 라임운용이 운용을 핑계로 펀드 자산을 빼돌리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각오다. 

이날 회의에서는 배드뱅크 설립과 관련된 세부 내용을 합의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 펀드 판매액이 큰 판매사들은 관련 합의를 이뤘지만, 나머지 10여곳 판매사들은 세부 내용을 듣지 못한 상태다. 오늘이 첫 회의인 만큼 출자 규모와 이관 펀드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환매중단 펀드인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1호, 크레디트인슈어런스(CI) 1호 등이 배드뱅크로 이관되는 방향이다. 현재 총 환매 중단된 라임펀드의 총 판매 규모는 1조6679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정상 펀드도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라임 펀드를 이관 받아 실익이 없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자산 부실이 없는 정상 펀드도 함께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도 이 부분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배드뱅크가 설립되더라도 라임운용 펀드의 회수율이 높아지거나, 일정이 당겨지는 등 순기능은 적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아직 삼일회계법인의 최종 실사 결과조차 나오지 않았다. 자산별 회수 가능성 등 실사가 나오지 않는 한 아직 자금 회수 여부나, 시간 등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앞서 관련 펀드들의 회수 가능액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도 전망은 어둡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라임이 보유한 자산 가치가 이미 대폭 하락한 상태다. 최대한 회수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심하겠지만, 우선 실사 결과가 나온 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가 워낙 많고 액수도 저마다 달라 세부적인 내용을 합의하기까지 몇 차례의 회의가 더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판매사들 사이에서 회수율을 최대한 높이자는 공감대 형성으로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친 만큼 세부적인 내용도 곳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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