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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P2P까지 금융시장은 이미 핀테크의 독무대다. 소비자들의 '톱 오브 마인드'에도 대대적인 전환이 일어날 시기다."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 들려오는 말이다. 마케팅 용어인 톱 오브 마인드는 '여러 상표들 가운데 소비자가 무의식적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상표'를 뜻한다. '최초 상기도'라고도 불린다. 핀테크가 전통 금융사의 서비스를 상당부분 대체하면서 소비자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게 됐단 얘기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전국 20~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앱 이용 분포를 조사한 결과 KB국민은행이 42.6%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41.7%)가 불과 0.9%포인트 차이로 그 뒤를 이었다. 20대 주거래은행 이용도 조사에서도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29.7%)과 신한은행(18.1%) 다음으로 3위(11.2%)에 집계되며 다른 시중은행과 국책은행들을 제쳤다.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의 성장세도 매섭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19년중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건수는 일 평균 600만건으로 전년(380만건)대비 56.6% 늘어났다. 지난해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 건수도 하루 평균 249만건으로 전년보다 76.7% 증가했다. 

이런 결실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규제와 견제로 꽉 막힌 시장에서 혁신금융 생태계를 만들어온 핀테크 주역들의 노력이 있었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의 큰 장점은 메신저인 카카오톡 안에서 돈과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단 점이다.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 친구라면 송금이 가능하다. 연결된 계좌로 충전한 잔액을 QR코드나 바코드를 통해 결제할 수도 있다. 현재 온·오프라인 제휴 가맹점은 스타벅스와 롯데면세점, GS25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누적 가입자 3000만명을 뒷배 삼아 결제 서비스를 넘어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 전 분야로 발을 뻗고 있다. 최근엔 바로투자증권의 계열사 편입을 끝내고 올 2월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했다. 서비스를 개시한지 1달도 안 돼 증권 계좌 개설수 50만개를 넘겼다. 아울러 삼성화재와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채비에도 나선 상태다.

연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저금통 서비스'로 순항 중이다. 지난해 말 출시된 금리 연 1%의 금융상품 '저금통'은 입출금 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의 잔돈을 자동 이체하는 방식이다. 달마다 5일에만 모인 금액을 확인할 수 있고 출금은 언제든 가능하다.

이처럼 트렌드를 읽은 금융상품 외에도 카카오뱅크는 저금리 대출과 값싼 수수료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17년 7월 영업을 개시해 지난해 들어선 누적 고객수 1130만여명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오픈뱅킹서비스 이용기관으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페이코

결제자 수가 월 1000만명을 웃도는 네이버페이(네이버 간편결제서비스)도 별도 법인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올해 네이버통장 등 여러 금융상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네이버페이는 올 1분기 사상 첫 분기 거래액 5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는 간편송금과 계좌 통합조회, 신용조회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카드값 돌려받기와 만보기, 계좌 지원금 등 리워드형 서비스가 많아 2030세대에서 소액 재태크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토스도 카드·증권·은행업으로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이달 6일 토스는 하나카드와 손 잡고 첫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인 '토스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지난달 들어선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받아 토스증권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토스증권의 주된 업무는 투자중개업으로 주식·채권 등을 사고 파는 일이다. 지난해 12월 예비인가를 획득한 토스뱅크도 최근 LG CNS를 전산시스템 구축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는 등 오는 2021년 출범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N페이코도 온·오프라인 간편결제서비스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기기 상관 없이 스마트폰에 페이코 앱을 깐 뒤 가맹점에서 구동하면 여러 할인 기능을 업고 결제할 수 있다. 지난해 출시한 '페이코 오더(매장 내 QR코드 스캔을 통해 주문·결제를 하는 서비스)'는 1만곳 넘는 가맹점에 도입된 상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기술의 발달로 이젠 소비양상이 비대면과 온라인으로 바뀌었으며 코로나19가 이런 경향을 가속화했다"면서 "금융산업은 유독 이용자들의 보수성이 부각됐는데 최근 들어선 젊은 세대 중심으로 이용자 의식에 자리잡은 최고 브랜드의 순서가 엎어지고 있다. 핀테크 서비스는 이미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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