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 아우라 레드 광고모델 제니 (사진=KT)
갤럭시S20 아우라 레드 광고모델 제니 (사진=KT)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가 일부 유통망에서 실구매가 40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작 대비 판매량이 부진한 가운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이동통신사들까지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며 이른 재고떨이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이에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리더십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는 현재 지난해 5G 상용화 당시 벌어진 5G 스마트폰 불법 보조금 대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벌어진 갤럭시S10 5G 공짜폰 사태에도 구두 경고를 반복한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0에 불법 보조금이 실린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판매 6주차 기준 갤럭시S20은 갤럭시S9의 75%, 갤럭시S10의 68%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이사는 “작년에 출시된 갤럭시S10의 경우 먼저 LTE 모델이 출시되고 추후 5G 모델이 뒤늦게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급등한 반면, 갤럭시S20은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줄고 있어 갤럭시S10 대비 갤럭시S20의 판매비율은 더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0은 전작과 달리 5G 단일 모델로 출시됐다. 5G의 경우 상용화 초기이기 때문에 아직 커버리지나 통신 품질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의 경우 이통사가 갤럭시S10 5G 및 V50 씽큐에 많은 불법 보조금을 싣고 사실상 공짜폰을 만들어 5G 가입자를 끌어 모았지만 현재는 실적 부진 때문에 이통사들이 그렇게 할 상황이 못된다. (관련기사/안팔리는 '갤럭시S20' 왜?... 5G 모델 한계에 불법 보조금까지 봉쇄)
 
갤럭시S20 판매량이 부진한 것은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비싸진 출고가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약 1년 전에 출시된 갤럭시S10 LTE(128GB)의 경우 갤럭시S10 기본 모델인데 출고가가 105만6000원이었다. 갤럭시S20(5G) 기본 모델인 256GB 출고가는 124만8500원으로 갤럭시S10보다 19만2500원 올라갔다. 갤럭시S7부터 갤럭시S10까지의 가격 변동 폭인 22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갤럭시S20 시리즈(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사진=삼성전자)

결국 삼성전자와 이통사는 불법 보조금을 실어 사실상 갤럭시S20 재고떨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향 스마트폰의 경우 이통사가 이미 공급받은 갤럭시S20 물량은 이통사가 책임져야 한다. 갤럭시S20의 경우 출고가가 124만8500원이지만 불법 보조금 영향으로 최근 실구매가가 일부 유통점에서 최저 40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5G 무제한 요금제 구간인 8만원대 요금제 이통3사의 갤럭시S20의 공시지원금은 14만2000원에서 15만원 사이다.

상대적으로 공시지원금이 가장 많은 SK텔레콤(15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갤럭시S20 출고가에서 공시지원금을 제외한 가격은 109만8500원이다. 즉 6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이 이용자에게 지원된다는 얘기다. 이는 유통망에게 65만~70만원 수준의 과다 리베이트가 지급된다고 볼 수 있다. 유통망도 최소 몇만원의 이익을 남겨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다 리베이트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도 일정부분 부담하기 때문에 형성된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방통위의 칼날이 무뎌지면서 시장 질서도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7월 말 LG유플러스는 방통위에 이통사들의 5G 스마트폰 불법 보조금 실태를 자진 신고했다. 이에 방통위는 이통3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결과 발표는 계속 미뤄졌고 현재도 조사 중인 상태다.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과 관계자는 “5G 스마트폰 불법 보조금 상황을 조사 중에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는 아니다. 자료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발표 시점은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방통위가 이통사의 5G폰 불법 보조금 대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앞두고 있고, 최근 갤럭시S10 5G 공짜폰 사태 등으로 인해 방통위의 구두 경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0에 불법 보조금이 실린다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보통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번호이동 고객에 한정되던 불법 보조금이 기기변경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통3사 한 관계자는 “갤럭시S20 불법 보조금 전황은 스팟성으로 일부 유통점에서 진행되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전체 유통점으로 확대됐다면 방통위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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