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최근 레드닷 어워드(2020 Red Dot Award) 제품디자인 분야 심사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수상작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55년 시작된 레드닷 어워드는 iF, IDEA 디자인상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제품디자인,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콘셉트 3개 분야로 나눠 공모전을 통해 각 부문 수상작을 발표하고 있다.

이중 제품디자인 분야는 40여명의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자동차·모터사이클을 포함한 총 49개 산업 부문의 제품에 대해 기술, 사회, 경제, 환경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고 디자인을 선정한다.

2020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한 기아 엑씨드와 현대차그룹 벡스
2020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한 기아 엑씨드와 현대차그룹 벡스

우리나라 자동차회사 중에선 현대차그룹이 단골 수상자다.

현대차는 2012년 i30를 통해 처음 수상했으며, 이후 제네시스(DH), i10,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넥쏘, 코나 등 다양한 차들이 제품디자인 부문 상을 받았다. 이 외에도 현대 컬렉션 스툴(의자)이 디자인 콘셉트 부문에서 수상했고, 현대사운드, 현대 모터스튜디오 등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수상한 바 있다. 2018년에는 한국 자동차업계 최초로 레드닷 ‘올해의 브랜드’를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팰리세이드가 수송 디자인 분야 본상을 받았다.

기아차는 이번에 25번째 레드닷 디자인 상을 받았다. 유럽 전략형 모델 ‘엑씨드(XCeed)’가 주인공이다. 엑씨드는 유럽 전략형 준중형 해치백 씨드의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모델로 지난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출시돼 역동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디자인으로 유럽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지난해 씨드(5도어 해치백), 씨드 스포츠왜건(왜건), 프로씨드(패스트백) 세 가지 모델의 수상에 이어 이번 엑씨드까지 전체 모델이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신설된 ‘혁신 제품’ 부문에서도 수상했다. 산업 부문을 통틀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부터 혁신적인 소재나 작동 방식이 적용된 제품을 선정하는 부문인데,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이외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를 출품해 수상했다. 지난해 로봇 연구 조직인 로보틱스랩에서 개발한 로봇은 조끼형 외골격(Vest Exoskeleton) 형식이며,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장시간 위쪽으로 팔을 들어 올려 작업하는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이고 작업 효율성을 높인다. 현대디자인센터가 개발에 참여했다.

푸조 e208과 2008
푸조 e208과 2008

푸조는 이번 레드닷 어워드 수송 디자인 분야에서 소형 해치백 208과 소형 SUV 2008이 동시 수상했다. 둘다 올해 국내 출시를 앞둔 신차들이다. 심사위원단은 208의 혁신적인 ‘3D i콕핏’ 인테리어와 스포티한 외관 스타일을 높게 평가했다. 2008 SUV는 사자 송곳니를 형상화한 전면 LED 주간주행등이 깊은 인상을 남겼고 삼각형 캐릭터라인과 사자 발톱을 형상화한 리어 램프, 고급 소재와 옵션을 대거 적용한 것이 디자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동화 모델인 e-208, e-2008의 디자인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푸조는 2010년 RCZ를 시작으로 308 SW(2014년), 트레블러(2016년), 3008 및 e킥 스쿠터(2017년), 508 SW(2019년)가 수상했고 이번이 6번째다.

혼다 e와 CBR1000RR-R 파이어블레이드 SP
혼다 e와 CBR1000RR-R 파이어블레이드 SP

혼다는 제품 2개로 3개 부문을 수상했다. 특히 전기차 ‘혼다 e’가 자동차 분야 최우수작 (Best of the Best 2020)에 선정됐다. 혼다 e는 올해 신설된 ‘스마트 제품’ 부문에서도 수상했다. 미래 도심 모빌리티에 적합한 완전한 전기 주행 경험을 제시하는 혼다 e는 공기역학적으로 최적화된 매끈한 차체의 앞뒤에 오목한 검정 패널과 특징적인 원형 LED 라이트를 배치해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유리 커버로 덮은 충전구도 눈길을 끈다. 혼다 모터사이클 ‘CBR1000RR-R 파이어블레이드 SP’도 본상을 챙겼다. 파이어블레이드는 동급 최고 공기저항계수(0.270)와 함께 서킷 성능에 초점을 맞춘 급진적 디자인을 선보였다. 혼다는 과거 S2000(2001년)과 시빅(2006년)으로 최우수상을 받았고 유럽형 어코드 투어러(2008년)와 인사이트(2009년)도 수상한 바 있다.

마쓰다 CX-30, MX-30
마쓰다 CX-30, MX-30

마쓰다는 CX-30, MX-30가 동시 수상했다. CX-30는 소형 SUV, MX-30는 마쓰다의 첫 순수 전기차다. 이들은 마쓰다가 2010년부터 디자인 철학으로 삼고 있는 ‘고도(魂動, Kodo: Soul of Motion)’의 최신판을 보여주며 역대 고도 디자인 모델 중 8번째와 9번째로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전 수상작으로는 MX-5, CX-3, 마쓰다2(모두 2015년), 마쓰다3(2019년) 등이 있다. CX-30는 일본의 전통적 미학을 바탕으로 단순함과 순수함을 추구하고 간결함(less is more)을 원칙으로 모든 요소를 다듬어 매끈하고 아름다운 차체를 완성했다. MX-30의 경우 미래적 가치와 생활양식에 초점을 맞춰 보다 현대적인 미의 탐구를 보여준다.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페라리는 ‘SF90 스트라달레’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더불어 페라리 로마와 F8 트리뷰토도 수상했다. 최고출력 1000마력 등 동급 최강 성능을 자랑하는 SF90 스트라달레는 페라리의 첫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브랜드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심사위원단은 특히 익스트림 스포츠카로서의 특징을 구현한 혁신적인 라인에 찬사를 보냈다. 레드닷 어워드에서 2015년부터 총 17개 상을 받은 페라리는 이번 수상으로 FXX-K, 488 GTB, J50, 포르토피노, 몬자 SP1에 이어 6년 연속 최우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국내 타이어업체중 한국타이어는 온·오프로드용 제품 ‘다이나프로 AT2’로, 넥센타이어는 여름용 프리미엄 제품 ‘엔페라 스포츠’로 제품 디자인 본상을 수상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0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0

그렇다면 본상 수상작은 몇개나 될까? 레드닷 어워드 측에 다르면 올해 제품디자인 부문에는 2019년보다 5개 늘어난 60개국이 참가했으며 출품작은 18% 증가한 6500개 이상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중 본상은 약 25%에 해당하는 1644개 제품에 주어졌다. 각 부문 최고에 해당하는 최우수상은 전체 출품작의 1.2%에 해당하는 76개 작품에게 돌아갔다. 주최측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은 심미성뿐만이 아니라 선택된 재료, 장인정신, 표면 구조, 인체공학 및 기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출품작 모두를 테스트한다. 특히 자동차는 직접 운전을 해보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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