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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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가 G시리즈, V시리즈 등 그동안 유지해왔던 스마트폰 프리미엄 브랜드를 결국 버렸다. 다음 달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5G 전략 스마트폰 이름을 ‘LG 벨벳(VELVET)’으로 정한 것. 휴대폰 시절 선보였던 ‘초콜릿폰’· ‘프라다폰’처럼 개별 제품의 특징을 딴 네이밍(브랜드) 전략으로, 과거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2일 LG전자는 다음 달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5G 전략 스마트폰 이름을 ‘LG 벨벳(LG VELVET)’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고급 소재인 벨벳의 부드럽고, 유연하고, 매끄러운 특징을 새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개성과 직접 연결한 이름이라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벨벳에서 연상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차용한 측면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벨벳에서 연상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처럼, 신제품의 세련된 디자인이 고객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기존 ‘G시리즈’, ‘V시리즈’ 대신 전략 스마트폰마다 소비자의 요구와 시장 트렌드를 시의성 있게 반영하고, 제품의 특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별도의 브랜드(이름)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벨벳은 이러한 계획 아래 나온 첫 제품인 셈이다. LG전자는 앞으로 출시하는 제품마다 이러한 개별 이름을 붙이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 사업본부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특히 이번 G·V시리즈 브랜드 포기와 직관적 브랜드 사용에는 작년 취임한 이연모 MC사업본부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LG 벨벳 이미지 (사진=LG전자)
LG 벨벳 이미지 (사진=LG전자)

LG전자 관계자는 “대다수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적용하고 있는 ‘알파벳+숫자’로 획일적으로 사양 개선과 출시 시기만을 보여주는 기존 스마트폰 네이밍 체계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이름에서부터 제품의 특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해 고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기존엔 보여주지 않았던 디자인을 이 스마트폰에 선보였다. 스마트폰 앞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을 처음 적용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엣지 디스플레이를 생각하면 된다. 제품을 아래쪽에서 보면 가로로 긴 타원형 모양이 된다.
 
벨벳에서는 물방울 디자인도 적용됐다. 스마트폰 뒷면에 카메라 3개와 플래시를 나란히 세로로 배치해,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게 디자인했다. 크기가 가장 커, 약간 돌출돼 있는 메인 카메라 밑에 2개의 글라스(유리) 안쪽에 배치된 카메라, 1개의 플래시를 배치해 매끄럽고 심플한 이미지를 살렸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벨벳은 갤럭시S20 같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아니다. 스마트폰 가격이 80만원대로 책정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갤럭시S20 등 경쟁작들은 출고가가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LG전자는 이를 매스(Mass)프리미엄폰이라고 부른다. 외신을 종합하면 벨벳은 칩셋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765를 적용할 전망이다. V시리즈(5G)처럼 또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하나 추가로 붙이는 ‘듀얼스크린’이 같이 나올 것이 유력시된다. 엣지 형태 풀H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G시리즈와 V시리즈는 영원히 사라지게 됐다. 옵티머스 G 이후 지난해 출시된 G8까지 8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G시리즈는 역사 속으로 남게 됐다. LG전자가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내놓은 V60 씽큐 5G도 마지막 V시리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전략 변화는 지난해 11월 권봉석 CEO(최고경영자)와 이연모 MC사업본부장(부사장) 취임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5G 대중화에 맞춰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의 글로벌 출하량을 끌어올리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조업자개발생산(ODM)·합작개발생산(JDM)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브랜드 변화 전략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마창민 LG전자 MC상품전략그룹장 전무는 “최근 스마트폰 트렌드가 ‘개개인의 취향과 감성, ‘디자인 강조’와 같은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을 중심으로 한 관점에서 브랜드를 운영할 것”이라며 “LG 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정립해 고객들과의 공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프리미엄폰-고가 요금제, 중저가폰-중저가 요금제의 공식이 두드러진다. 5G 중저가 요금제가 없는 이상 중저가 5G 단말이 많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며 “3G에 비해 속도의 차별이 있었던 LTE와 달리 5G는 품질이나 속도의 차별화도 없다. 5G 스마트폰이 현재까지 잘 팔린 것은 프리미엄폰이고, 불법 보조금이 실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프리미엄폰만 특히 선호하고, 중가폰 시장 자체가 없다. LG 매스 프리미엄폰(벨벳) 등이 잘팔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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