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푸르덴셜생명 제공]
푸르덴셜생명[푸르덴셜생명 제공]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자로 KB금융을 선정할 예정이다.

푸르덴셜생명 측은 조만간 선정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KB금융이 제시한 가격은 2조3000억원이다. KB금융은 그동안 '오버페이'는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인수 참여자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다. 통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실사 등 추가 절차를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만 이번에는 양측간 협의를 거쳐 곧바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1조794억원인 중견 규모의 생명보험사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408억원을 기록했다. KB생명은 자산이 9조8019억원, 당기순이익 160억원으로 금융그룹의 자회사로는 규모가 작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KB금융도 규모 있는 생명보험사를 갖추게 됐다.

KB금융은 그동안 생명보험 분야 강화를 시도해왔다.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신한금융에 고배를 마시고, 미래에셋생명 인수를 타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인수로 신한금융과 실적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KB금융 간 순이익 격차는 917억원에 불과하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의 지분을 100% 인수하므로 푸르덴셜생명 순이익이 KB금융 실적에 전액 반영된다. 푸르덴셜생명이 작년 수준의 실적을 앞으로도 낸다면 KB금융이 '1등 금융그룹' 타이트를 다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단, 지난해 신한금융의 실적에 오렌지라이프 순익 2715억 중 보유 지분율(59.15%)만큼만 반영됐다. 오렌지라이프는 올 1월 1일자로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신한금융도 앞으로 오렌지라이프 실적이 전액 반영되므로 추가로 1000억원 가까이 순익이 늘어나 KB금융과 실적 경쟁에서 단순히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저금리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보험사를 어떻게 운영해나갈지는 KB금융의 숙제다.

금리 하락은 이자 역마진을 불러와 보험업계에는 악재다. 이번 인수전에서 사모펀드들이 가격을 높게 써내지 않았던 것은 이런 저금리에 따른 보험 환경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KB금융 내부에서도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지난달 20일 K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KB손해보험 노동조합 관계자가 저금리 기조로 역마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시기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제로금리 상황을 우리나라보다 먼저 겪은 유럽과 일본에서 보험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은행업보다 높은 사실을 언급하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회가 있다. 보험 수요가 있고 괜찮은 비즈니스로 본다"고 답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화학적 결합'도 간단치 않은 과제다.

푸르덴셜생명은 재무설계사 조직이 강하고 이들은 푸르덴셜생명의 설계사라는 자부심도 높은 편이다.

KB생명과 통합해 '푸르덴셜생명'이라는 이름을 잃게 되면 적지 않은 설계사가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이직할 것이란 관측이 벌써 나오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사례처럼 인수자 측 보험사보다 피인수 보험사가 더 큰 데 따른 미묘한 '신경전'도 해소해야 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강화되고, 고객 입장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접할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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