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기아자동차가 북미에서 생산 및 판매하는 SUV 모델 텔루라이드(Telluride)가 2020 월드카 어워즈(World Car Awards, WCA)에서 올해의 차(2020 World Car of the Year, WCOTY)로 꼽히는 영예를 안았다. 기아차는 쏘울 EV가 ‘올해의 도심형 자동차(World Urban Car)’로 선정돼 2관왕이 됐다. 포르쉐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도 2개 부문을 수상했다.

기아 텔루라이드
기아 텔루라이드

캐나다 토론토에 본부를 둔 WCA 주최측은 8일(현지시간) WCOTY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시상 부문은 최고 영예인 ‘올해의 차’를 포함해 ‘도심형 자동차’, ‘럭셔리 자동차(World Luxury Car)’, ‘퍼포먼스 자동차(World Performance Car)’,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World Car Design of the Year)’ 등 5개다.

세계 24개국 자동차 전문기자 86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승 등을 거쳐 부문 별 올해의 차를 선정했다. 텔루라이드는 최종 후보(3개 차종)로 함께 올랐던 마쓰다 CX-30(기아 셀토스급 SUV)와 마쓰다3(현대 아반떼급 세단·해치백)를 제치고 2020 올해의 자동차로 등극했다. 전체 후보로는 29개 중 정상에 올랐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북미 전용 모델로, 디자인과 실내공간, 실용성, 도심과 오프로드 주행성능 등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2019년 2월 출시된 이후 올해 3월까지 누적 7만5430대가 판매됐으며, 70여개의 자동차 분야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특히 ‘2020 북미 올해의 차(The North American Car and Truck of the Year)’, 모터트렌드 ‘2020년 올해의 SUV’ 등 북미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자동차 상들을 잇달아 수상한 바 있다.

기아 쏘울 EV
기아 쏘울 EV

쏘울 EV는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과 SUV ‘폭스바겐 T-크로스’ 2개 차종과 최종 경합을 벌여 올해의 도심형 차로 선정됐다. 친환경, 볼드한 디자인, 소형 차체, 높은 실용성으로 도시에 가장 어울리는 자동차로 선정됐다. 쏘울 EV는 39.2kWh 또는 64kWh 배터리 팩을 선택할 수 있으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유럽(WLTP) 기준 최대 452km(64 kWh 배터리 모델, 한국 기준 386km)이다.

기아차는 이번에 5개 부문 중 동시에 2개 부문을 석권하며 한국 브랜드 최초로 월드카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앞서 2019년 현대 넥쏘와 기아 쏘울이 각각 ‘친환경 자동차(World Green Car)’와 도심형 차 부문에서 최종 후보(3개 차종)로 지명됐으나, 최종 수상은 하지 못했다.

포르쉐 타이칸
포르쉐 타이칸

올해 WCA에서는 도심형 자동차 뿐 아니라 럭셔리 자동차와 퍼포먼스(고성능) 자동차 부문까지 전기차가 수상했다. 주인공은 포르쉐 타이칸이다. 사실 포르쉐는 WCA 퍼포먼스 자동차 부문 단골이다. 2006, 2012, 2013, 2014, 2017년에도 수상했다. 심지어 올해에는 최종후보 3개 차종 중 나머지도 718 스파이더(카이맨 GT4), 911 등 모두 포르쉐였다. 하지만 포르쉐도 럭셔리 자동차 부문 수상은 처음이다. 그 영예를 다름아닌 전기차 타이칸이 안겼다.

포르쉐는 지난 해 9월 타이칸 터보 S와 타이칸 터보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 스포츠카 제품들을 강화하고 있다. 타이칸 터보 S는 최대 761마력의 출력으로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2.8초가 걸리며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WLTP 기준 412km이다. 기존 전기차의 일반적인 400볼트 대신 800볼트 전압 시스템을 최초 적용해, 5분 충전으로 최대 10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타이칸 출시를 목표로 전국 주요 장소에 320kW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마쓰다3
마쓰다3

타이칸은 디자인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하지만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상은 마쓰다3가 가져갔다. 또다른 후보는 푸조 208이었다. 심사과정에는 이안 칼럼, 패트릭 르퀘망, 고든 머레이, 나카무라 시로 등 자동차디자인계 거물들도 참여했다. 마쓰다는 2016년 MX-5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WCA 디자인 부문 수상이다. 올해는 마쓰다의 창립 100주년이라 더욱 뜻 깊다. 다만 세계 올해의 차 최종 후보 3대중 2대를 내놓고도 왕관을 기아자동차에 뺏긴 아쉬움이 클 것이다. 과거 기아의 기술제휴선이 마쓰다였음을 생각하면 올해 WCOTY는 더욱 흥미롭다.

한편 2004년 출범한 WCA는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European Car of the Year)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꼽힌다. 특정 지역 시장을 기반으로 평가하는 다른 두 상과 달리 전세계를 아우른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시상은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5월 31일까지 최소 2개 이상의 대륙에서 연간 2000대 이상 판매되는 차를 대상으로 했다. 심사단은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후보 차들을 발표하고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례 시승 행사를 거쳐 올해 2월 델리모터쇼와 3월 제네바모터쇼(취소) 기간에 부문별 최종 후보를 추렸다.

WCA는 매년 뉴욕오토쇼에서 최종 수상작을 발표해 왔지만, 2020 뉴욕오토쇼가 코로나19로 인해오는 8월로 연기되면서 별도의 시상식을 열어 디지털 미디어로 수상작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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